암빙벽등반

인수봉 '구조대길' - 2025년 11월 12일(수)

빌레이 2025. 11. 13. 16:24

인수봉 북면 하단의 암벽 밑동부터 귀바위 꼭대기까지 총 12피치로 이어지는 '구조대길'은 등반 거리가 인수봉에서 가장 긴 바윗길일 것이다. 나는 암벽등반 초보 시절인 2010년도에 산악회 선배님들을 따라서 딱 한 번 이 구조대길을 올라본 기억이 희미하게 남아 있다. 당시엔 구조대길이 개척된 직후라서 우리팀 리더가 바윗길 초입을 쉽사리 찾지 못하고 헤맨 까닭에 일몰 시간에 쫒기어 루트 중간에서 탈출해야만 했었다. 언젠가는 구조대길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등하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오늘에서야 비로소 그 소원을 풀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 무릎 상태가 온전치 않은 기범씨가 수요등반 공지를 구조대길로 올렸을 때, 내심 걱정스러웠으나 무사히 완등할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었다. 바빠진 수술 스케쥴로 인해 구선생님이 함께 등반하지 못한 점이 못내 아쉬웠다.         

▲ [09:03] 9시 정각에 도선사광장주차장을 출발했다. 등로 초입의 단풍이 절정이었다.
▲ 인수봉 동벽이 햇살에 빛나고 있다. 우측의 귀바위 정상에서 양지와 음지를 가르는 선을 따라 내려오는 '구조대길'이 보인다.
▲ '취나드B' 루트 출발점으로 오르는 안부에서 구조대길을 가기 위해서는 북면을 향해 내려가야 한다.
▲ [09:52] 구조대길 출발점에 도착. 도선사광장주차장에서 이곳까지 쉬는 시간 포함 50여분이 걸렸다.
▲ [10:35] 10시 25분 즈음에 기범씨가 구조대길 등반을 출발하여 1피치와 2피치를 단 번에 올랐다.
▲ 1피치 확보점에서 내려다본 장면.
▲ 2피치 등반 라인. 초반부가 까다로웠다. 솔잎이 신경쓰였다.
▲ 2피치 후반부 등반 모습.
▲ 3피치는 침니로 올랐다.
▲ 3피치 초반부는 배낭을 메고 올랐다.
▲ 3피치 중간부터 배낭을 확보줄에 매달고 등반했더니 한결 편했다.
▲ 4피치 초반부는 T자형 크랙이다. 중간 부분의 벙어리성 사선크랙 구간이 조심스러웠다. 몸을 밖으로 빼는 게 보다 안정적이었다.
▲ 4피치 후반부를 등반 중이다.
▲ 5피치는 비교적 쉬운 슬랩 구간이다.
▲ 5피치 등반 모습.
▲ 6피치 초반부의 오버행 언더크랙을 넘어서는 게 난이도 5.11대의 크럭스 구간이다.
▲ 후등자라도 추락 시엔 허공에 매달리게 될 것이 뻔한 구간이므로 나는 힘쓰지 않고 볼트따기로 올랐다.
▲ [12:24] 구조대길 6피치를 끝내면 고독길 동굴을 만난다. 동굴을 통과하면 7피치 출발점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 7피치는 고독길 2피치 확보점에서 좌측에 보이는 슬랩을 오르는 것으로 시작한다.
▲ 8피치는 구조대길 전체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이 도사리고 있다. 오버행 세로크랙이 두 개 나오는데 모두 만만치 않은 완력을 요했다.
▲ 8피치 등반 모습. 첫 번째 오버행은 5.11대의 세로크랙인데 밸런스까지 좋지 않아서 볼트따기로도 쉽지 않은 구간이었다.
▲ 9피치 등반 라인. 기범씨가 9피치와 10피치를 단 번에 올랐다. 넓은 세로크랙 후반부는 칸테등반처럼 올라야 했다.
▲ 9피치 확보점.
▲ 10피치 초반부. 이 구간을 올라서는 게 까다로웠다. 밸런스 잡기가 불편했다.
▲ 10피치 등반 모습. 넓은 크랙에서 레이백 자세를 취하는 게 괜찮았으나 체력이 소진된 탓에 조금은 힘들었다.
▲ 10피치 확보점에 올라서면 귀바위 정상이 코앞에 보인다.
▲ [14:18] 10피치 확보점에서 우측으로 본 모습인데 벌써부터 만추의 해질녘 느낌이 났다.
▲ 11피치 초반부의 슬랩도 까다로워서 볼트따기로 올라야 했다. 기범씨는 11피치와 12피치를 단 번에 올랐다.
▲ 마지막 12피치는 귀바위를 올라서는 구간이다. 초반에 언더크랙을 잡고 진행하다가 볼트따기로 올랐다.
▲ [14:56] 내가 귀바위 정상에 도착해서 찍은 장면. 인수봉 그림자가 삼각형이다. 우리 두 사람 등반에 4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 기범씨는 온전치 않은 무릎으로 릿지화만을 신은 채 구조대길 전 구간을 거침없이 등반했다. 구조대길 완등이라는 선물을 내게 안겨준 기범씨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 등반이 끝나고 하산할 때에 본격적인 무릎 통증을 겪어야 했던 기범씨가 하루빨리 쾌유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