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된지 한 달이 훌쩍 가버렸다. 그동안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이나 목표 같은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지냈다. 내일이면 벌써 2월이다. 겨울방학이 시작된 이후로 더욱 바쁘게 살아왔던 시간이 나름대로는 뿌듯하다. 단순히 결과나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으려 애썼던 시간들이었기에 힘들었던 과정을 즐거운 마음으로 견딜 수가 있었다. 내심 만족스런 연구 결과를 얻어낸 과정까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정도로 예전과는 다른 시간이 더욱 소중하고 알차게 생각된다. 조금은 내 마음이 성장한 듯한 자각에 감사한 마음이 밀려든다. 한 살의 나이를 더 먹었으니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성장일 수도 있겠지 싶다. 세월이 흘러 몸은 약해져도 마음은 강해지는 모양이다.
올해의 내 삶이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를 뒤늦게 묵상해 보았다. 문득 "강하고 담대하라(Be strong and let your heart take courage)"라는 성경 속의 문구가 떠오른다. 이스라엘 민족의 지도자였던 모세가 자신의 후계자인 여호수아에게 해준 말이다. 강하고 담대하게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었던 여호수아 같은 리더로 살겠다는 거창한 구상을 품고 이 말을 생각한 건 아니다. 단순히 올해는 내가 전보다 좀 더 강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속의 다짐과 바램을 갖다보니 자연스레 연상된 문구였다. 그런데 여호수아를 내 삶의 모델로 삼지 못할 법도 없는 듯하다. 항상 꿈은 크게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내 삶에서 몸과 마음이 강해진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우선 나이 들면서 몸이 더 강해질 수는 없는 법이다. 거스를 수 없는 자연법칙은 빨리 순응하는 게 상책이다. 늙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건강함을 잃지 않으면 몸은 강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마음이 강해진다는 의미는 다른 이들을 사랑으로 섬길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추는 것이다. 내 마음이 강하지 않으면 내가 강해지는 데에만 에너지를 쏟게 될 것이다. 주변이나 남을 의식하기 이전에 내 삶을 온전히 살아내기에도 힘이 부칠 것이다. 이제는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다는 뜻이다. 나에게 소명으로 맡겨진 소임을 기쁜 마음으로 감당해낼 수 있는 강한 마음을 바라는 것이다. 올 한 해의 나날들이 몸 건강하고 마음 속에는 사랑 가득한 여유로움과 용기가 머물러 있어서 몸과 마음 모두 강해지는 삶이기를 기도한다. 성실히 노력하고 겸손히 행해야 할 것이다.
▲ 명성산 산안폭포 위의 바위 표면에 내려앉은 눈 위에 "Be Strong"을 새겨보았다.
▲ 청아한 자연 속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커피향 같은 삶이 되면 좋으리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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