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김장호의 알파인 에세이 <나는 아무래도 산으로 가야겠다>

빌레이 2009. 5. 28. 10:13

결코 두껍지 않은 책을 긴 시간 동안 함께했다.

한 편 한 편이 주옥같은 글이어서 66편을 읽어 내렸던 순간들이 소중했다.

다른 책과 달리 아껴가며 한 두편씩 틈나는대로 읽는 재미가 쏠쏠했던 책이다.

 

김장호 교수의 깊은 사색과 힘 있는 필치가 나를 사로잡았다.

그렇게 되기는 어렵겠지만 내 마음 속으로 나도 이런 글 한 번 세상에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욕심이 들만큼 저자의 생각은 나의 평소 생각과 궤를 같이 하고 있었다.

 

책을 읽고나서 저자와 만나고 싶다는 바램이 오랜만에 생겼다.

고인이 된 저자가 살아 있다면 술 한 병 사들고 찾아가 밤새 얘기 나누고 싶었다.

얼마 전 입시 출제로 소집되었을 때 만난 국문과 교수와 풍성한 얘기 꽃을 피웠던 것처럼.

 

김장호는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위하여 산에 오른다고 했다.

아름다움의 본질은 그리움이라 했다. 그리움 때문에 산에 오르는 것이다.

그는 등산은 학(學)이라고도 했다. 감성과 이성이 두루 풍부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등반 실력도 전문가 수준이었으니,

그는 지성, 야성, 감성을 균형있게 발달시킨 보기 드문 위인이라 할 수 있다.

좋은 책을 만나 많은 사색을 즐길 수 있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와 토론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아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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