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산은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산이다. 명지산 정상에 올랐을 때 능선을 따라 연인산에서 넘어오던 산객들에 대한 기억이 또렷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연인산에 올라 귀목봉을 거쳐 한북정맥길을 타거나 명지산 정상 능선을 타볼 생각으로 산행에 나섰으나 그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용추계곡에서 시작한 산행 거리가 연인산 정상까지 11.7 km에 이를 정도로 지루하고 돌길 투성이인 계곡길이 길게 이어진다. 발목 상태가 좋지 않은 내게는 아무래도 무리가 된 모양이다. 연인능선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등로가 임도처럼 너무 넓었던 것도 산행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정상부의 철쭉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이다. 연인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시원했지만 희뿌연 안개 때문에 선명하지 않았다. 운악산과 청계산 인근의 한북정맥이 눈 앞에 펼쳐지지만 희미한 흔적만 가늠할 뿐이다. 귀목봉과 명지산으로 이어지는 산길도 예상보다는 평탄하지 않아 힘들 것 같았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우정능선을 거쳐 마일리 쪽으로의 하산을 결정한다. 그나마 우정능선의 산길은 흙길의 연속이라서 괜찮은 편이다. 너무 넓은 산길이 산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키기는 하지만 큰 나무의 그늘을 걷는 맛은 괜찮은 편이다. 우정고개에서 마일리까지는 다시 팍팍한 너덜길을 내려가야 한다. 비박을 하기 위해서 대형 배낭을 메고 오르는 이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마을로 내려서기 직전 계곡에서 탁족을 즐길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연인산은 유원지처럼 사람의 손때를 너무 많이 탄 산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시원한 계곡을 즐기고 산악자전거나 비박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장소일 수는 있을 것이다. 용추계곡 깊숙한 곳까지 펜션이나 민가가 들어와 있으니 넓은 진입로가 한참 동안이나 계속되고 MTB 코스인 임도가 산중턱을 가로지르고 있다. 한적한 오솔길을 걷고 싶어 지방의 산을 찾는 나 같은 사람들에겐 그리 좋은 산행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평버스터미널에서 용추계곡까지는 택시비가 9천 원, 마일리 버스정류장에서 현리까지는 콜비 천 원을 포함한 만원을 지불했으니 연인산 진입을 위한 교통은 좋은 편이다. 버스 시간을 잘 맞춘다면 좋겠지만 한 두 시간에 한 대씩 다니는 시간을 맞추기란 힘든 노릇이다.
1. 용추계곡은 최근에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수량은 제법 풍부한 편이다.
2. 산에 올라가면서 계곡에 발을 담궈보기는 드문 일인데... 이 곳에서 간식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3. 계곡 옆으로 난 아스팔트와 시멘트 포장도로를 한참 동안 올라가야 비로소 비포장 임도가 나온다.
4. 계곡을 따라 오르다보면 칼봉산 갈림길을 두 세 차례 만날 수 있다.
5. 길게 이어지는 용추계곡을 따라 오르면 몇 차례 계곡을 가로질러야 한다.
6. 장수능선 쪽으로 오를 수 있는 갈림길 이정표.
7. 장수능선 쪽으로 갈까 하다가 되돌아 선다.
8. 계곡 주변에 피어 있던 붓꽃... 산에서 본 것 치고는 꽤 크다.
9. MTB 코스인 임도를 벗어나 연인능선에 오르면 비로소 오솔길이다.
10. 연인산은 가평군에서 이름을 공모해서 명명한 것이라고...
11. 정상에서 내려다본 우정능선.
12. 우정능선으로 내려서면 노란 원추리꽃이 심심찮게 보인다.
13. 연인산은 전형적인 육산으로 숲이 좋은 곳이다.
14. 정상에서 우정고개까지는 걷기 좋은 흙길이다.
15. 예상보다 길었던 연인산 등산로... 18 킬로미터 정도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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