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파주 웅담리 암장 - 2024년 8월 31일(토)

빌레이 2024. 9. 3. 14:44

8월의 마지막 날이다. 내 입장에서는 가고 싶은 등반지가 딱히 떠오르지 않을 때 별다른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파주의 웅담리 암장이다. 자꾸 늘어지고 가라앉는 요즘의 몸상태가 등반의욕을 꺽어버린 탓인지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놀다가 오고 싶었는데, 이 마저도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3암장에서 3개 루트, 2암장에서 2개 루트를 오른 후에 점심을 먹었다. 오후엔 3암장에서 5.10d 이상의 루트에 도전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다른 섹터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그늘진 3암장으로 모여든 바람에 맘 편히 등반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다. 1암장과 2암장의 암벽은 한낮의 따가운 햇살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쪽에서 등반을 이어갈 의욕도 발동하지 않아서 일찍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암장에서 만난 상민씨가 알려준 용암리막국수집에서 특별한 메뉴인 '부지깽이막국수'를 맛볼 수 있었다. 음식점 앞의 텃밭에 흩어져 피어난 코스모스꽃이 가을의 전령사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