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

스위스 쮜리히 - 맑은 호수와 깨끗한 도심이 인상적인 스위스의 관문

빌레이 2009. 7. 23. 20:26

스위스의 수도는 베른이지만 교통의 중심은 국제공항이 있는 쮜리히이다.

쮜리히는 독일어권을 대표하는 도시이고 프랑스 샤모니와 가까운 제네바는 불어권을 대표한다.

쮜리히는 쮜리히 호수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고, 제네바는 레만호를 가운데 두고 자리잡은 도시다.

내게는 두 도시가 매우 닮은꼴 같아서 이렇게 비교해 보았다.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유로나이트라는 야간 국제 열차를 이용해서 다음 날 아침 쮜리히에 도착했다.

침대칸은 4명을 위한 침대가 이층 구조로 되어 있는 쿠셋이라 불리는 좌석 형태이다.

내가 받은 침대는 이층에 있었고 같은 방에는 일층 침대에 두 명의 아저씨가 자리 잡았다.

어둠이 깔리기 전까지는 차창 밖으로 풍경을 감상했다. 밤에 잠들기 전까지는 두 아저씨와 얘기를 나누었다.

 

한 아저씨는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국적을 모두 갖고 있는 조각가이고, 다른 아저씨는 그라츠 근교의 지방 공무원이었다.

조각가 아저씨는 우리로 말하면 예술고등학교 같은 학교의 선생으로 스위스 국경 근처에 있는 집으로 가는 길이란다.

두 아저씨 모두 친절하고 인상이 좋았으나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좀 답답한 면도 있었다.

하지만 심심하지 않게 놀다가 편안히 잠들 수 있어서 좋았다. 차장이 여권을 회수해서 국경 통과 시 여권 검사를 대행해주었다.

 

스위스는 EU연합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경 통과 시 입국 절차를 따로 받아야 한다.

침대칸은 잠을 깨우지 않기 위하여 차장이 대신해준다. 일반 좌석은 개인적으로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한다.

아침에 눈을 뜨니 빵과 커피를 가져다 준다. 기차는 막 스위스 국경을 통과하고 있었다.

조각가 아저씨는 중간에서 내리고, 공무원 아저씨와 함께 아침 식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쮜리히 호수는 매우 크다. 국경을 지나 얼마 가지 않아서 기차는 쮜리히 호수변을 한참 동안 달렸다.

호수 관광을 따로 할 필요 없이 기차는 쮜리히 호수의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주면서 쮜리히 중앙역에 도착했다.

곧바로 인터라켄으로 갈까 하다가 쮜리히 시내를 좀 돌아보고 가기로 했다.

예전에 왔을 때 보지 못했던 ETH와 쮜리히 대학을 둘러보고 싶어서였다.

 

중앙역에서 다리를 건너 언덕 위에 자리한 ETH(스위스연방공대) 캠퍼스를 둘러보았다.

아인슈타인이 공부했던 곳이라서 유명하다. 나도 한때는 이 곳 연구소에 올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ETH 본관 앞마당은 넓었다. 이 곳에서 내려다본 쮜리히 시내 풍경은 깨끗하고 예뻤다.

카톨릭 성당이 아닌 개신교 교회의 첨탑이 특히 아름다웠다. 쮜리히는 아마 우아한 개신교 교회가 가장 많은 도시일게다.

 

ETH 바로 옆에 위치한 쮜리히 대학 캠퍼스도 멋졌다. 루터, 칼빈과 함께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쯔빙글리의 혼이 서린 곳이다.

오래된 대학 캠퍼스가 이렇게 깨끗하고 정돈된 모습을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쮜리히 대학 캠퍼스 길을 따라 시내로 내려오면 호수 전체가 보이는 다리를 지나 다시 중앙역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 수 있다.

가는 길 중간에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로 유명한 교회와 페스탈로찌 동상을 볼 수 있다.

 

이번에도 그 유명하다는 샤갈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보지 못했다. 공사중이어서 교회 문이 잠겨있었다.

중앙역과 가까운 곳에 페스탈로찌 동상이 있다. 교육가답게 어린이의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이다.

두 시간여의 쮜리히 시내 산책이 상쾌하고 좋았다.

 

 

1. 야간 국제 열차에서 맞이하는 아침... 스위스 국경을 지나니 호수 풍경이 평온했다...

 

2. 내가 타고온 열차는 쮜리히 호수 주변을 함참 동안 달렸다... 쮜리히 호수는 매우 크다...

 

3. 중앙역 맞은편에서 폴리반이라는 빨간 기차를 타면 ETH에 간다고 한다... 나는 걸어서 올라가고 싶어서 이용하지 않았다...

 

4. ETH 본관 건물... 아인슈타인이 공부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5. ETH 본관 앞마당에서 내려다본 쮜리히 시내는 아름답다... 특히 개신교 교회의 첨탑과 시계들이 예쁘다...

 

6. ETH 본관에서 한 사나이가 담배 피우며 고독을 씹고 있다... 녹색의 잔디밭 내려다보며 피우는 담배 맛은 각별할까?

 

7. 몇 백년 된 대학 캠퍼스가 이렇게 깨끗할 수 있을까?... 참 단아하고 고풍스러우며 평온한 그 모습이 좋았다...

 

8. 종교개혁가 쯔빙글리의 혼이 서려있는 쮜리히대학 본관...

 

9. 쮜리히 시가지의 전형적인 풍경... 가장 많이 보았을 그림...

 

10. 호수 맞은편 큰 나무 바로 옆에 세워진 교회가 쯔빙글리 기념 교회이다... 쯔빙글리 동상은 나무에 가려져서 잘 보이지 않는다...

 

11. 호숫가 전망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고극 레스토랑이 자리하고 있다...

 

12. 카누 타는 모습을 잡아보았다... 아마 선수인듯... 코치인지... 애인인지... 남편일까?...여하튼 그 사람의 지도를 받고 있었다...

 

13. 페스탈로찌 동상... 어릴적 국어책에서 깨진 병쪼가리 주워담던 이 아저씨의 일화를 보았던 기억이 있으실게다...

 

14. 쮜리히 중앙역... 교통의 중심지답게 유럽 각국으로 가는 국제열차와 거미줄처럼 얽힌 국내 열차를 탈 수 있는 곳...

 

15. 길가던 아저씨에게 부탁해 증명사진 한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