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츠에는 나흘 동안 머물러 있었다. 비엔나보다 화려하지 않지만 예상보다 볼 것 많고 아름다운 도시였다.
그라츠 공대에서 개최된 학회도 내 연구 주제와 가까운 토크가 많아 끝까지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호텔에서 학회장을 오가는 시간 동안 여러 가지 길을 탐험하듯이 돌아다녔다.
어디서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시내 지도가 길 찾아가기 좋아하는 내게 아주 훌륭한 도구가 되었다.
그라츠는 한 마디로 현대와 전통적인 건축물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도시이다.
해발 5백여미터 정도인 스콜스베르그가 시내 중심에 우뚝 서 있어서 랜드마크 역할을 한다.
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발달된 도심은 로마 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시내를 가로지르는 무어강은 빙하 녹은 석회질 가득한 물이 급류처럼 흐른다.
스콜스베르그에서 내려다 보는 그라츠 시내는 가장 아름다운 유럽식 주택의 지붕 모습을 보여준다.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옛 것이 거의 완벽히 보존되어 있는 듯하다.
무어강에 놓인 인공섬과 외계인이라 불리는 문화회관 건물은 현대 건축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다.
학회 참석자들에게 영어로 해설을 해주는 짧은 시내 투어가 제공되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케플러의 천체법칙으로 유명한 케플러도 그라츠 사람이었다. 그가 살았다는 집도 아직 남아 있었다.
그라츠의 야경을 내려다보며 전망 좋은 스콜스베르그 레스토랑에서 학회 참석자들과 함께 했던 리셉션은 최고였다.
내 주위에 오스트리아, 독일, 네델란드, 인도, 터키 등에서 온 학자들이 앉았는데 와인 한 잔에 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연구 관련 얘기 이외의 주제는 오스트리아 알프스와 등산에 관한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 사실 내가 그쪽으로 유도한 측면도 있다.
영화 <티벳에서의 7년>에서 주인공의 고향이 그라츠라는 것, 내가 가장 좋아하는 등반가 헤르만 불이 오스트리아 사람이란 것,
라이홀트 메스너가 현재는 티롤 인근의 성에서 살지만 국적은 독일인이란 것, 그리고 한국도 등반 강국이란 것 등에 대해서
많은 것을 지껄였다. 등산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더니 오스트리아 친구가 며칠 더 머물다 가라고 한다.
자기가 좋은 코스로 안내하겠단다.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거의 다 암벽등반 정도는 경험해본 것 같았다.
지금까지의 해외출장지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와 캐나다 캘거리였다.
이제 그라츠도 많은 유쾌한 기억과 함께 인상 깊은 출장지 목록에 남겨야 할 것 같다.
1. 그라츠는 붉은 지붕이 예쁜 중세 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2. 스콜스베르그성의 시계탑... 지금 시각은 1시 40분...긴 것이 시침, 작은 것이 분침... 우리의 시계와 반대... 점심 시간의 외출...
3.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도 있지만... 나는 당연히 계단을 택했다... 중간 중간 내려다보는 전망이 좋았다...
4. 성에 오르면 고성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넓은 공간이 나온다...
5. 그라츠 시내를 관통하는 무어강... 석회질의 탁류였지만 강물의 물살이 세다...
6. 현대 건축미의 절정을 보는 듯한 예술회관 건물... 시민들은 에일리언(외계인)이라 부른다고... 옛 건물과 조화로운 모습이 아름답다...
7. 스콜스베르그성에서 내려다 본 그라츠 시청...
8. 시청 광장은 약속 장소... 중앙 광장에는 자전거 택시도 있다...
9. 그라츠 시내는 건물 하나 하나가 예사롭지 않다...
10. 옛 건물의 아름다운 안뜰은 밤 시간엔 공연장으로 변한다...
11. 시내 중앙 광장 인근은 사람들로 붐빈다... 유럽인들에겐 그라츠가 인기 여행지인 것 같다... 세 명의 미인과 함께 있는 넘이 부럽다...
12. 스포츠 전문 매장은 우리네 백화점보다 컸다... 맨 위층은 등산 장비점인데... 등산화를 신고 체험할 수 있는 바위도 설치해 놓았다...
13.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이 곳 레스토랑에서 밤에 리셉션이 있었다... 재미 있는 대화를 많이 가졌던 즐거운 시간...
14. 무어강에 설치된 인공섬... 현대 건축미의 또다른 진수... 유량에 따라 배처럼 떠 있게 설계되었다고... 내부는 공연장과 카페가 있다...
15. 삼각대가 없었지만... 다리 난간에 카메라 올려놓고 인공섬의 야경을 찍을 수 있었다... 조명도 어찌나 아름답던지...
16. 저녁 시간이 되면 곳곳이 공연장으로 변한다... 무료 재즈 공연이 있었던 곳...
17. 학회가 열렸던 그라츠공대의 도서관... 도서관이 이 정도는 돼야 공부할 맛이 날 것 같다... 방학 기간이라 그런지 좀 한적했다...
18. 저런 곳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공부하기 싫어질래나??...ㅎㅎ
19. 이번 여행길엔 짐을 최소화했다... 배낭 하나와 카메라 가방 하나가 내가 가져간 짐 전부다...
20. 예쁜 아가씨가 찍어준 증명사진... 그 아가씨의 친절한 미소만큼이나 그라츠 여행은 기억 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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