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지났다. 고향집과 처갓집에 다녀온 후의 마음은 쓸쓸하다. 해가 거듭될수록 노쇄해가는 기미가 역력한 어머니와 장인 장모님의 모습을 남겨두고 돌아서는 심정은 착잡하다. 중년의 한가운데를 통과하고 있는 시점에서 미래의 내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어르신들의 일상을 대한 후의 생각은 더욱 복잡해진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족과 친척 주변의 복잡다단한 면과 마주칠 수 밖에 없는 명절이 반갑지만은 않은 것 또한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 여겨진다. 매일 산에 가고 싶게 만드는 축복 같은 이 가을의 쾌청한 날씨가 조금은 허허로운 마음을 달래주는 듯하다. 이렇듯 환상적인 가을날에 산에 가지 않으면 좋은 날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이라는 생각에 자잘한 핑계거리를 뒤로 물리고 설교벽과 인수릿지 등반을 계획한다.
오랜만에 기영형이 합류하여 악우들 넷이서 여유롭고 만족감 높은 등반을 끝내고 나니 다시금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에너지가 차오르는 듯한 느낌이 찾아든다. 아침에 우이동으로 향하는 경전철 안에서 우연히 기영이 형을 만난 것으로 시작된 하루는 저녁에 돌아오는 경전철 안에서 먼저 귀가한다던 형을 다시 만나야 했던 웃지 못할 해프닝으로 마무리 되었다. 다음날 등반을 위해 우리보다 먼저 귀가하던 형은 하산주를 평소보다 과하게 마신 탓에 경전철 속에서 잠이 들었다. 그 경전철이 우이동 종점과 신설동 종점 사이를 왕복하는 시간에 우리 친구들은 맥주집에서 한 잔 더하고 귀가길에 오르는 경전철을 탔는데 그 안에서 형을 다시 발견했던 것이다. 형에게는 쑥스럽고 유쾌하지 않은 일이었겠지만 지금 생각해도 입가에 웃음이 번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어쨌든 웃을 일이 별로 없는 요즘에 후배들에게 재미 있는 추억거리 하나를 안겨줬으니 형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1. 인수릿지의 하일라이트인 실크랙 구간을 오르고 있다.
2. 설교벽으로 가는 어프로치 도중 길이 희미하여 잠시 알바하는 동안 만난 단풍이다.
3. 설교벽 앞에 조금만 늦게 도착했다면 다른 팀으로 인한 정체 현상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4. 간식으로 빵 하나를 먹고 있는데... 십여 명으로 구성된 다른 팀이 도착하여 출발 준비를 서두른다.
5. 대섭이의 빌레이를 받고 첫 피치 선등에 나선다.
6. 설교벽 첫 피치는 중간 볼트 없는 30 미터 길이의 슬랩이다.
7. 둘째 피치는 시작하는 부분이 약간 까다롭다.
8. 손가락이 잘 들어가지 않는 크랙의 돌출부를 잘 잡으면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9. 캠 설치가 용이하지 않은 크랙에서 만나게 되는 오래된 하켄 두 개는 선등자에겐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10. 크랙이 끝나면 쉬운 슬랩 구간이 나타난다.
11. 설교벽 4피치는 디에드르 형태의 크랙이다.
12. 중간 크기의 캠을 설치하고 오르면 된다.
13. 오랜만에 같이 줄을 묶은 기영형이 4피치를 등반 중이다.
14. 여러 명으로 구성된 뒷팀의 선등자가 3피치 확보점에 있다.
아직 첫 피치 출발도 못한 팀원들이 다소 쌀쌀한 그늘 아래의 출발점에서 대기 중이다.
15. 설교벽 6피치를 무사히 마치고, 인수릿지에 올라서서 등반을 이어간다.
16. 인수릿지 3피치는 짧은 하강 후 침니를 건너가야 하는 구간으로 등반시스템을 잘 구사해야 한다.
17. 침니를 건너서 반대편 벽으로 붙은 후 등반을 이어간다.
18. 첫 볼트에서 자기 확보 후 하강기를 해체하고 다음 자세로 진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19. 둘째 볼트 이후의 구간은 완만한 슬랩 구간이다.
20. 인수릿지 셋째 피치 확보점에서 하강 하면 점심 장소로 안성맞춤인 실크랙 앞의 공터가 나온다.
21. 인수릿지의 하일라이트이자 크럭스인 실크랙 구간을 오르고 있다.
22. 중간 볼트 2개가 있지만 안전을 위해 추가로 캠 2개를 설치하고 오른다.
23. 실크랙 상단부는 왼손 언더로 좌측 크랙을 잡고 마지막 포켓 홀드를 오른손으로 잡으면 끝난다.
24. 인수릿지 5피치는 손홀드 양호한 크랙이 끝까지 이어져 등반이 즐거운 구간이다.
25. 다섯째 피치는 3분의 2 지점에 슬링이 걸려 있는 볼트 하나가 있을 뿐이어서 중간에 캠을 적절히 설치하는 것이 좋다.
26. 인수릿지와 설교벽 등반은 처음이라는 기영형이 다섯째 피치를 오르고 있다.
27. 인수릿지 5피치 확보점에서 내려다보니 우리 뒤에 따라오던 팀이 3피치를 등반 중이다.
28. 인수릿지 6피치부터 인수봉 정상까지는 특별히 어려울 것 없는 구간이 이어진다.
29. 인수릿지 6피치를 등반 중이다. 6피치가 끝나면 인수C길과 만난다.
30. 인수릿지 6피치 중간에서 내려다본 장면이다.
31. 인수봉 정상에서의 기념사진.
32. 열두 피치에 이르는 긴 등반을 안전하게 마치고 정상에서 맛보는 행복감은 크다.
33. 화창한 가을날씨 속에서 인수봉은 클라이머들로 붐빈다.
34. 인수봉 정상에서 내려다본 숨은벽 릿지 정상에도 많은 이들이 모여 있다.
35. 인수봉 맞은편의 백운대 정상에도 가을산을 즐기는 산객들이 많다.
36. 하강은 항상 신중하게...
37. 대섭이의 60미터 하강을 마지막으로 오늘 등반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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