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프리 암장으로 유명한 용인 조비산은 예전부터 가고 싶은 곳이었다. 지난 토요일의 인수봉 등반 뒷풀이 자리에서 공휴일인 개천절에 조비산 암장에 다녀오자는 약속이 정해졌다. 요즘 등반을 열심히 하시는 기영형이 하드프리 암장에는 우리보다 익숙하여 안전하게 줄을 걸어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에 별다른 부담감은 없었다. 정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의 등반 능력 탓에 아직은 난이도 높은 루트가 많은 하드프리 암장에서 마냥 즐겁게 놀다 올 수만은 없을 것이란 불안감도 마음 한켠엔 깔려 있었다. 그래도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마음은 막연한 기대감 때문인지 항상 설레이기 마련이다.
조비산 암장의 어프로치 시작점인 조비산가든에서 기영형 일행을 만난 시각은 아침 8시 반이다. 내가 운동하는 실내암장에서 만난 적이 있어서 이미 구면인 도선씨와 미애씨가 기영형의 차로 왔고, 나의 악우들인 은경이와 대섭이가 내차에 동승해서 왔다. 이렇게 모인 여섯 명이 한팀을 이루어 조비산 암장에서 즐겁고 알찬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기영형과 도선씨가 적당한 루트에 선등으로 줄을 걸면 남은 네 사람이 톱로핑 방식으로 등반했다. 처음 오를 때는 낯선 환경 탓인지 등반이 어렵게 느껴졌으나 몸이 풀리고 바위에도 익숙해진 후에는 차츰 등반이 즐거워졌다. 늦은 오후 시간엔 쉬운 루트에서 선등도 경험했다. 형의 등반 열정과 부지런함 덕택에 생각보다 많은 루트를 등반할 수 있어서 좋았다.
실내암장에서 단체로 오거나 가족단위로 등반 나들이를 온 클라이머들로 조비산 암장은 북적거렸다. 그래도 다른 암장에 비해 질서 있고 에티켓을 지킬줄 아는 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불편할 정도의 번잡함은 느낄 수 없었다. 여기에는 50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루트들이 산재하여 자신의 난이도에 걸맞는 곳에서 등반을 즐길 수 있는 조비산 암장의 좋은 환경이 한 몫을 한 듯하다. 어린이들이 부모의 빌레이를 받으며 등반하는 모습도 보기 좋았다. 유럽 알프스 지역인 프랑스 샤모니의 가이앙 암장에서 부러운 마음으로 볼 수 있었던 광경을 우리나라에서 대하고 보니 이제 우리의 여가 시간이나 레저 활동도 선진국 수준에 이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 등반이 어느 정도 익숙해진 오후 늦은 시간에 비교적 쉬운 난이도의 루트에서 톱로핑으로 익숙해진 다음 리드 등반 중이다.
2. 어프로치를 시작하는 아침 시간엔 안개가 자욱했다. 축사 냄새가 많이 풍기는 것이 흠이었다.
2. 이 푯말을 만나면 암장에 거의 다 온 것이다.
3. 맑은 날에는 정상부의 절벽이 우뚝한 모습의 조비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4. 이른 아침부터 암장 앞에는 많은 클라이머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5. 우리도 적당한 아지트를 물색하기 위해 이곳 저곳을 왔다 갔다 해본다.
6. 동굴 주변의 벽에는 벌써 오름짓을 즐기는 이들로...
7. 오늘 오른 루트 중에서 내게는 가장 재미 있었던 루트로 후반부의 직상 세로 크랙 부분이 크럭스다.
8. 도선씨의 산악회 고수 분이 줄을 걸어주셔서 톱로핑으로 연습할 수 있었던 루트이다.
9. 난이도 5.10b 중에서는 어렵게 느껴졌던 루트이다.
10. 비교적 즐겁게 오를 수 있었던 루트이다.
11. 나무 그늘 밑에 우리의 아지트를 잡았다.
12. 기영형이 나의 빌레이를 받으며 첫 루트에 줄을 걸었다. 멋진 자세로 한 방에 깔끔한 완등.
13. 기영형은 하드프리 암장에 특화된 사람처럼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14. 도선씨도 선등으로 열심히 줄을 걸고 있다.
15. 걸려진 줄에 의지해서 톱로핑 방식으로 안전하게 등반한다.
16. 기영형이 <스네이크> 루트를 선등 중이다.
19. 내가 <스네이크> 루트의 크럭스 부분을 등반 중이다.
20. 톱로핑 방식이니 내 난이도보다 한참 높은 <고라니>에도 붙어보고...
21. 중앙벽 앞에는 클라이머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22. 우리가 오전에 등반했던 우측 첫 번째 벽에도 쉴 새 없이 등반이 이어지고 있다.
23.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과 실내암장에서 단체로 온 클라이머들이 많이 보인다.
24. 조비산 암장의 터줏대감으로 유명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는 여전히 동굴 천정 구간에서 등반에 열중하고 계신다.
25. 전문 클라이머들의 영역인 고난이도의 루트들도 즐비하다.
26. 좌측 벽에서도 여러 명이 등반을 즐기고 있다.
27. 점심을 먹고 산책 삼아서 정상에 올라가 보았다.
28. 해발고도 3백 미터가 채 되지 않은 조비산이지만 정상 조망은 제법 훌륭하다.
29. 황금 들판으로 변해가는 들판이 가을을 느끼게 해준다.
30. 조비산 정상의 넓은 데크는 야영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유명한 곳이라고.
31. 정상부에서 내려다본 암장 풍경이다.
32. 정상석도 제법 운치있다.
33. 꼬마 클라이머가 엄마의 빌레이를 받으며 등반 중이다.
34. 고난도의 등반 루트에서는 웃통을 벗을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35. 인기 있는 중앙벽에서 순서를 기다린 후에 톱로핑으로 오를 수 있었던 <크리스탈> 루트.
36. 도선씨(왼쪽)가 <크리스탈> 루트를 선등 중이다.
37. 나는 톱로핑 방식으로 <크리스탈>을 올랐다.
38. <크리스탈>은 세로 크랙 위의 후반부가 크럭스다.
39. 대섭이가 <크리스탈>을 오르고 있다.
40. 톱로핑으로 올라보니 비교적 쉬운 코스라는 생각에서...
41. 선등으로 올라보기로 마음 먹고 붙어본다.
42. 홀드가 양호해서 큰 어려움 없이 오른다.
43. 별 긴장감 없이 완등할 수 있었다.
44. 오버행 구간이 많은 루트도 잘 오르는 기영이 형이다.
45. 오후 늦은 시간까지 열심히 등반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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