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국내등반여행

대둔산 '새천년길' - 2026년 5월 1일(금)

빌레이 2026. 5. 4. 07:12

푸르른 오월의 첫날이다. 올해부터 근로자의 날이 노동절로 바뀌면서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때마침 노동절이 금요일이라 꿀처럼 달콤한 3일 동안의 연휴가 찾아왔다. 돌아오는 월요일에 휴가를 낼 수 있다면, 어린이날까지 최장 5일을 쉴 수도 있다. 이번 연휴는 악우들 4명이 대둔산과 천등산으로 2박 3일 일정의 등반여행을 다녀오기로 작정했다. 숙박지는 기영형의 주선으로 홍대클라이밍센터 회원들과 공유할 수 있었다.

 

우리는 교통체증을 감안하여 새벽 5시에 서울을 출발한 덕택으로 막힘없이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추부 읍내의 해장국집에서 여유롭게 맛깔난 조식을 먹을 수 있었다. 대둔산 용문골 입구에서 '새천년길'로 어프로치를 시작한 때가 09시 무렵이었는데, 그때 기영형과 통화한 바에 의하면 07시에 서울을 출발한 홍클팀은 극심한 정체로 인해 겨우 용인 근방을 지나고 있었다. 조금 피곤하기는 해도 새벽부터 일찍 서두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천년길'은 2021년 5월 29일에 처음으로 등반한 경험이 있다. 2년 전에 한 차례 더 등반 계획을 세웠으나, 비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번이 두 번째이다. 다섯 피치로 구성된 이 바윗길은 모든 피치가 등반성 높고 조망까지 시원한 루트여서 오르는 재미와 만족도가 아주 높았던 것으로 나의 뇌리에 남아있다. 오늘도 몸이 풀리기 전의 첫 피치에서 두 번째 볼트를 넘어서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을 뿐, 모든 구간을 즐겁게 등반할 수 있었다. 기석형과 지선씨에게는 대둔산이 처음이라서 오늘의 새천년길 등반이 더욱 각별했을 것이다. 옥의 티라면 등반 출발점에 있는 동판의 개념도 상에 1피치 등반거리가 20미터로 기록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35미터에 이른다는 사실이다.    

▲ 09시 무렵에 용문골 등산로를 따라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 등반출발점에 있는 동판에 도착하기까지 쉬지 않고 4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개념도 상의 1피치 등반거리는 20m가 아닌 35m로 수정되어야 한다.
▲ 잠을 설치고 새벽길을 달려온 까닭에 1피치 등반이 매우 조심스러웠다.
▲ 1피치 두 번째 볼트에 클립하는 게 조금 까다로웠다. 홀드는 좌측 라인이 좋은데, 볼트 위치가 우측에 있어서 굳이 우측 칸테를 넘어가는 라인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1피치는 사진 상의 하늘금을 넘어서면 선등자가 보이지 않게 되고, 확보점 직전에 오버행 구간이 나오기 때문에 긴장해야 했다. 확보점 직전의 마지막 볼트도 오버행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아서 거의 쓸모가 없었다. 1피치는 전체적으로 볼트 위치가 다소 아쉬웠다. 안전을 위해서는 확보자의 시야를 고려하여 두 피치로 나누어 등반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1피치 확보점 모습. 1피치 정상은 독립봉이다.
▲ 1피치 확보점에서 15미터를 하강하면 2피치 출발점이다. 좌측 암벽은 신선암장이다.
▲ 2피치는 40미터 거리에 볼트 간격이 멀어서 크랙에 캠을 적절히 설치하면서 올랐다.
▲ 2피치 세 번째 볼트에 클립하는 게 조심스러웠다. 우측으로 쏟아질듯한 느낌을 이겨내고 미세한 발홀드를 잘 찾아서 돌파할 수 있었다.
▲ 2피치 마지막 구간은 쉬운 슬랩이다. 2피치는 등반거리가 길어서 체력을 요한다.
▲ 2피치 확보점에서 20미터 정도를 걸어서 오르면 3피치 출발점인 안부에 도착한다.
▲ 3피치는 초반부의 직상 세로 크랙을 오르는 데 완력이 필요하다. 크랙의 손홀드가 듬직해서 발자리만 잘 찾으면 그리 어렵지 않게 돌파할 수 있다.
▲ 첫 볼트에 클립하고 살짝 우측으로 돌아서면 왼손 홀드가 좋아진다.
▲ 3피치 초반부는 마치 스포츠클라이밍 루트처럼 박진감 넘치는 동작으로 오르는 재미가 느껴지는 구간이다.
▲ 3피치는 초반부를 넘어서면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구간이 길게 이어진다. 등반거리는 35미터에 이른다.
▲ 3피치 확보점엔 큰 소나무가 있다. 2피치 확보점에 있는 다른 팀 등반자가 내려다보인다.
▲ 4피치는 25미터 거리에 난이도 5.9로 그리 어렵지 않은 구간이다. 중간 볼트가 2개 뿐이어서 캠을 적절히 사용했다.
▲ 4피치 확보점에서는 사방으로 시야가 트인다.
▲ 마지막 5피치 초반부를 오르고 있다. 왼손 홀드가 좋아서 힘을 한번 쓰면 쉽게 돌파할 수 있다.
▲ 5피치는 초반부에서 두세 동작만 잘 돌파하면 그 이후는 쉬운 구간이다.
▲ 5피치 출발지점은 여러 명이 쉴 수 있는 마당바위로 조망이 훌륭한 곳이다.
▲ 어느새 신록으로 덮인 산줄기가 끝없이 펼쳐진다. 케이블카 상부정류장도 발 아래로 보인다.
▲ 우측의 태고사 방향으로 펼쳐진 조망도 거칠 것 없이 시원스럽다.
▲ 5피치 정상에서는 20미터 오버행 하강을 해야 한다. 좌측 골짜기로 빠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 먼저 하강한 사람이 뒷줄을 잡아주는 게 안전하다.
▲ 로프 하강을 마치고 정상 봉우리 바로 아래의 전망 좋은 테라스에서 행복한 점심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 새천년길은 하산하는 루트도 재미있다.
▲ 클라이밍 다운해야 하는 구간이 많아서 하산 시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 하산길은 세미릿지 산행 루트인 듯 적절한 곳에 고정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 하산길에는 돼지바위와 책바위 암장 뿐만 아니라 새로운 멀티피치 루트들도 구경할 수 있었다.
▲ 일반 등산로와 만나는 신선암 약수터에서 손을 씻을 때의 시원함과 만족감 또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