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도는 이제서야 벚꽃이 한창이었다. 하나개 해수욕장에서 암장으로 가는 둘레길 주변도 서울보다는 시절이 조금 늦은 듯했다. 아직까지 진달래꽃이 시들지 않았고, 제비꽃과 각시붓꽃 등속도 간간히 눈에 들어왔다.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는 오전 9시 즈음에 베이스캠프를 차릴 수 있었다. 기석형은 하나개 암장이 처음이고, 지선씨는 등반 교육생 시절에 한 차례 왔었다고 했다. 오늘의 하나개월(애스트로맨월) 중앙부는 정말 많은 클라이머들로 북적였다.
우리팀 4명은 바다쪽 데크길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상대적으로 한산한 3개 루트에서 등반을 시작했다. 우측부터 '별천지(5.10b)', '2월 29일생(5.10b)', '정다운(5.10b)' 루트를 차례대로 올랐다. 어수선한 중앙벽엔 붙지 않기로 하고, 동굴처럼 아늑한 호룡골로 이동하여 '황발이(5.9)'와 '무늬밭(5.8)' 2개 루트를 등반한 후, 한가로운 점심시간을 가졌다. 오후엔 까치놀골과 샛골에서 '꽃놀(5.8)', '청다리(5.10b)', '왕눈물(5.10c)', 3개 루트에 매달린 후, 바닷물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한 오후 3시 즈음에 갈무리를 서둘러야 했다.
2024년 6월, 미국 서부와 요세미티 원정 등반을 떠나기 직전에 윤선생님팀과 함께 등반했을 때, 커다란 낙석이 발생했던 까치놀골에선 오늘도 자잘한 낙석이 있었다. 석식 장소로 점찍어 두었던 데침쌈밥집은 때마침 브레이크 타임 중이라 들어가지 못했다. 대안으로 기영형이 소개시켜 준 을왕리 해수욕장 인근의 횟집으로 갔다. 그 곳에서 먹은 물회와 해물라면 맛이 일품이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소주 한잔 기울인 기석형이 읊어 준 니코스 카찬차키스의 묘비에 새겨진 문구를 들으면서 오랜만에 문학 얘기 나눌 수 있었던 뒷풀이 시간 또한 더없이 풍성했다. 등반의 만족감과 함께 옛 추억을 곱씹으며 여유롭게 봄나들이 다녀온 듯한 감사함이 넘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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