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내게는 유럽 알프스와 일본 북알프스를 모두 경험하는 행운이 따랐다.
7월 초에 출장차 갔던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스위스로 넘어와 융프라우 지역을 트레킹했다.
8월 중순 광복절을 전후하여 친구들과 일본 북알프스를 이틀간 등반했다.
산과 함께한 두 번의 해외 여행 때문에 2009년 여름의 추억은 화려했다.
일본 북알프스 산행은 내게 많은 것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알프스에 대한 더 많은 꿈을 꾸게 만들었다.
유럽 알프스 곳곳을 올라보고 싶은 마음도 더욱 간절해졌다.
앞으로 내게 주어진 삶을 더욱 성실히 살아가야할 이유가 가미코지에 흐르는 맑은 시냇물처럼 내 안에 흘러 내리게 되었다.
이 아름다운 산하를 마음껏 호흡하며 즐기기 위해서, 그리고 거기서 얻을 더 높은 삶의 가치를 위해서
내 앞에 놓인 일과 직장 사람들, 가족들, 친구들, 이웃들을 더 많이 사랑해야 할 충분하고 분명한 이유가 생겼다.
하나님 만드신 자연의 힘과 아름다움은 인간이 만든 모든 것들이 초라할만큼 위대하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게 되었다.
높이 나는 새가 더 멀리 보고, 아는만큼 보이는 것처럼 내가 사랑하며 살아할 더 많은 것들이 놓여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또 나는 새로운 꿈을 꾼다.
융프라우요흐에서 내려다보던 알레치 빙하의 부드럽게 뻗어내린 눈 골짜기의 아득한 소실점과
가라사와사장에서 호다카산장에 이르는 가파른 리지길 끝자락에 자리한 철탑처럼
때로는 확실한 목표를 바라보며 힘든 길에서 묵묵히 전진할 것이다.
마에호다카다께 하산길에서 바라보던 가미코지 강줄기 끝의 아름다운 호수와
피르스트 봉우리에서 내려다보던 그린델발트 초원 위에서 한가로이 노닐던 소떼처럼
때로는 주변을 돌아보고 더 많이 사랑하는 평온함과 진중함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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