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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일정 : 8월 14일 금요일, 인천공항 출발, 나고야 공항 도착, 가미코지 이동, 가미코지 고나시타이라 산장 1박.
8월 15일 ~ 16일, 호다카 산장 1박, 오쿠호다카다케 등정, 히라유 온천 호텔 1박.
8월 17일, 다카야마 관광, 나고야 등산장비점 쇼핑, 나고야 공항 출발, 인천공항 도착.
- 주관 여행사 및 참가 인원 : 혜초트레킹, 산행대장 외 10명 참가 (다도연가산악회 캐빈, 모모, 가우스 3명 포함)
- 산행 코스
1일차 : 가미고지 고나시타이라 출발 (15일 07시 20분경) -> 묘진산장 -> 도쿠사와산장 -> 요코오산장 -> 혼타니바시(점심)
-> 가라사와산장 -> 호다카산장(2983 미터) 도착 (5시 30분경), 호다카 산장 숙박
2일차 : 호다카산장 출발 (16일 06시 20분경) -> 오쿠호다카다케(3190 미터) 정상 등정 -> 하산길 시작 -> 마에호다카다케
-> 가미코지 계곡을 내려다보며 점심 -> 가미코지 하동교 도착 (2시 30분경), 하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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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순조롭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말이 정말로 어울리는 산행이었다.
혜초여행사의 산행대장님에 의하면, 올해 길잡이한 여섯 팀 중 비를 만나지 않은 건 우리 팀이 유일하다.
한반도에서는 볼 수 없는 3천미터급 봉우리들이 즐비한 산군답게 일본 북알프스는 상상 이상으로 웅장했다.
여름에도 눈이 녹지 않는 고도에서의 산행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가미코지에서 요코산장에 이르는 세 시간여의 산길은 살아 숨쉬는 숲길을 걸어가는 즐거움이 있었다.
숲속 사이 사이를 흐르는 맑은 시냇물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숲길인데도 조망에 대한 답답함이 전혀 없었다.
요코산장에서 호다카산장에 이르는 구간이 가장 힘든 코스였다. 하지만 다양한 볼거리에 힘든줄 몰랐다.
눈녹은 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던 혼타니바시, 대설계와 함께 자리한 가라사와산장과 주변의 텐트촌,
가라사와산장에서 호다카산장에 이르는 가파른 모레인 지대에 피어 있는 아름다운 들꽃과 초원지대,
저 멀리 다테야마까지 뻗어 있는 히다산맥의 장엄한 능선과 멋진 바위 리지들...
하나님 지으신 아름다운 세상 한가운데 내가 속한 느낌 때문에 힘든 오르막길이 기쁨이었다.
호다카산장... 해발 2983 미터에 위치해 있지만 삼백여명의 산객들로 붐볐다.
우리에겐 광복절, 이들에겐 종전기념일인 8월 15일 연휴 기간이라 더욱 붐빈 듯하다.
그래도 우리네 장터목 산장이나 중청산장보다 훨씬 깨끗하고 질서 잡힌 모습 속에서 편안히 쉴 수 있었다.
다음날 이른 아침 산장에서 한 시간여를 올라채니 해발 3190 미터의 오쿠호다카다케 정상이 나타난다.
오쿠호다카다케 정상 조망은 장쾌하기 이를 데 없다. 저 멀리 야리가다케 뾰족봉부터 내리뻗는 주릉이 힘차다.
해발 3180 미터인 야리가다케는 일본의 마터호른으로 불리는 멋진 봉우리다.
다음엔 야리가다케에서 나카다케를 거쳐 호다카산장에 이르는 구간의 칼날 능선을 꼭 한 번 걸어보고 싶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거칠 것이 없어서 멀리 있는 후지산도 아스라하게 보인다.
북한산에서 설악산 거리보다 멀다는 그 거리를 사이에 두고 후지산을 볼 수 있다니 행운이다.
마에호다카다케 방향으로의 하산길은 리지의 팔부능선을 트레버스하는 아름다운 산길이다.
우측으로 가미코지로 흐르는 구불구불한 강줄기와 호수가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어제의 힘들었던 기억은 간 데 없고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며 내려가는 길은 편안하기 그지 없다.
가미코지 산책로에 다다르니 맑은 물이 솟구쳐서 시냇물의 발원지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초가 풍부하고 물고기가 훤히 보이는 맑은 연못과 습지가 어릴적 뛰놀던 시냇물을 떠올리게 한다.
가미코지에서의 첫날 밤에 캐빈과 모모와 함께 보았던 무수한 별들... 간간히 보이던 별똥별... 북극성 주위를 맴돌던 북두칠성...
둘째 날 새벽 산책길에 보았던 맑은 시냇물과 하늘거리던 물풀, 그 사이를 오가던 물고기들... 그리고 이슬 머금은 들꽃들...
마지막 날 새벽에 히라유의 노천 온천탕에서 캐빈과 함께 올려다보던 달과 별...
이 아름다운 기억들이 내내 잊히지 않고 내 마음 속 한 켠에 깊이 각인될 것 같은 느낌...
그래서 앞으로 힘든 일이 있어도 그 아름답고 순수한 추억을 곱씹으며 이겨낼 수 있을 듯한 힘이 내 안에 충전된 기분이다.
1. 가미코지에서 요코산장에 이르는 길 주변의 숲... 숲 사이 사이로 흐르는 시냇물이 아름답다...
2. 묘진산장 앞 길가에 있던 작은 연못... 북알프스엔 숲이 살아 있어 어디나 물이 풍부한 것 같다...
3. 첫 날의 숙소인 고나시타이라의 산장...
4. 숲길 중간 중간에 보여서 심심하지 않게 해주던 묘진다케... 정상부엔 구름이 오락가락 했다...
5. 요코산장에서 바라보이던 거벽... 요세미티의 하프돔을 닮은 듯...
6. 요코산장에서 호다카산장으로 가는 길 중간의 고사목 지대...
7. 이 곳부터는 간간히 눈길이다... 8월 한여름에 눈길을 걸으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날씨도 선선한 우리나라 가을 날씨...
8. 가파른 바위 사면 다음엔 이러한 초원과 야생화 군락이 펼쳐진다...
9. 호다카산장에 이르는 가파른 모레인 지대의 등로... 해발이 높아지면 산소가 부족해 더 빨리 숨이 차는 것 같다...
10. 너덜지대 사이로 발달한 초원이 아름답다...
11. 마에호다카다케 방향의 하산길 우측에 내려다보이던 강줄기... 저 멀리 가미코지 호수가 보인다...
12. 햇볕은 쨍쨍한데... 얼음은 녹지 않고 바위를 갈라 놓는다...
13. 나무가 자라기 시작하면 해발 2천미터 정도라는 의미... 추운 지방에 잘 자라는 자작나무 군락부터 시작되는 듯...
14. 가라사와산장에서 바라다본 대설계... 등산전문용어로 끌르와르(불어)라고 부른다...
15. 가라사와산장에서 끌루와르 바라보며 쉬노라면... 계속 그 곳에 머물러 있고 싶어진다...
16. 대설계 밑에 텐트촌이 자리한다... 빙하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어찌나 시원하던지... 한 이삼일만 뭉개다 오면 좋겠다는 생각...
17. 야생화도 예쁜 것이 워낙 많아서 접사렌즈 안 가져간 걸 후회할 정도... 접사렌즈 가져갔으면 산행은 포기했어야 할 걸...
18. 가미코지 산책로 주변의 맑은 연못과 습지...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
19. 야리가다케에서 오쿠호다카다케에 이르는 주능선은 나를 유혹한다...
20. 후지산이 보이면 손 들어보세요.... 가장 위에 희미한 봉우리가 후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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