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북한산 노적봉 - 2006년 4월 14일

빌레이 2009. 5. 29. 09:30

지난 금요일 혼자서 노적봉에 올랐습니다.

집 뒤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칼바위 능선을 따라서 걸었습니다.

능선 주위로 진달래가 한창입니다. 산 속의 진달래는 산 아래의 그 것보다 행복해 보입니다.

칼바위 정상에서의 조망은 항상 마음을 설레이게 합니다.

시야가 좋아서 삼각산 주봉들의 위용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산성의 성벽과 대동문, 동장대 등의 인공물들도 좋습니다.

 

집에서 나올때 어느 코스로 길을 잡을까 고민했습니다.

칼바위에서 주봉들을 보는 순간 노적봉에 오르고 싶어졌습니다.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봉우리 중의 하나였습니다.

평일이라서 한적한 맛을 느낄줄 알았는데 대동문은 만원이었습니다.

성벽 보수 작업하느라 왕래하는 헬기 소리도 시끄러웠습니다.

그래도 나무 아래의 조그만 들꽃들은 그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용암문을 지나 만경대 우회로에서 약간 비껴서있는 노적봉에 올랐습니다.

조금 가파른 바위도 있었지만 오르기는 수월했습니다.

노적봉에서의 조망은 저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참으로 훌륭했습니다.

아무도 없는 노적봉 정상에서 혼자 조용히 그 멋진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정말 혼자 보기 아까운 파노라마였습니다.

원효봉에서 이어지는 염초능선,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문수봉, 의상능선까지...

 

한참을 노적봉에서 놀다가 백운대로 향했습니다.

정상인 백운대에서의 시야 역시 좋았습니다.

인천 앞바다로 흐르는 한강 하류가 굽이치는 모습까지 잘 보였습니다.

오랜만에 호랑이굴이 보고싶어서 그쪽으로 하산했습니다.

슬랩을 내려오는 길은 조금 무섭더군요.

 

호랑이굴 지나서 숨은벽 정상에도 올랐습니다.

인수봉 암벽하는 사람들과 염초봉 리지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쉬었습니다.

헬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숨은벽 정상에서의 휴식은 참 소중한 것이었습니다.

요즘은 일에 묻혀서 내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일을 지배하고 즐겨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항상 이렇게 쫒기듯 살아가는 모습에 내 자신이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는 산의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산을 오를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렸습니다.

다도연가 회원들과 함께하지 못한 서운함은 있었지만,

혼자서 산에 다니던 예전의 그 기분을 다시 느낄 수 있었던 산행이었습니다.

 


1. 칼바위 능선길의 진달래는 만개했습니다.

 


2. 용암문에서 노적봉 가는 산성길에 많았던 노란 들꽃입니다.


3. 노적봉에서 바라본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의 모습이 멋집니다.


4. 노적봉에서 만난 아저씨께 부탁해서 한 컷 했습니다.

 

5. 백운대 가는 길에 뒤돌아본 노적봉입니다.


6. 백운대에서 호랑이굴로 내려서는 슬랩입니다.

 


7. 숨은벽 정상에서 내려다본 숨은벽 능선입니다.



8. 코앞에서 쳐다본 인수봉 암벽입니다.

9. 인수봉 정상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10. 설교벽 쪽으로 오르는 이들도 보였습니다.


11. 염초능선에서 자일로 하강하는 무리들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