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에 필요한 장비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기 마련이다. 단촐하게 산에 다니는 것이 좋겠지만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암빙벽 등반의 경우 필수적인 장비들은 갖추고 있어야 즐겁게 등반할 수 있다. 장비 욕심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인 소유욕의 한 단면일 게다. 절제하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가끔씩 찾아드는 지름신 강림을 막기는 힘들다. 그래서 더러는 필요 없는 장비들을 구입하기도 한다. 정리정돈을 잘 해두면 필요없는 장비를 구입하는 실수도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진작부터 대충 어지럽게 처박아 두었던 등산용품들을 정리 해봐야겠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다. 창고처럼 쓰고 있는 내 방의 베란다를 최소한의 노력으로 정갈하게 꾸밀 방안을 궁리했던 것이다. 마침 오늘 짬이 나서 한나절 동안의 공사 끝에 어지럽던 베란다를 정리정돈하게 되었다. 얼마 전에 마트에서 구입해둔 옷걸이봉과 정리함을 이용해서 등반용품을 정리 해놓고 보니 마음까지 개운하다. 헌 자일을 옷걸이봉에 연결하여 장비걸이를 만들고 용도에 따라 분류한 아이디어는 예상보다 괜찮은 모양새여서 스스로 대견한 기분이 든다. 정리정돈 작업을 마치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면서 흐뭇한 마음으로 애쓴 결과물을 바라보는 시간도 일상에서 느끼는 소중하고 즐거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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