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 합류하신 성항경 님과 함께 허선생님의 안내로 발므고개 트레킹에 나선다. 투르 마을 버스 종점에서 출발하여 발므 고개를 향해 오른다. 겨울엔 스키장 슬로프로 이용되는 산길을 따른다. 눈이 없는 여름철엔 산악자전거 다운힐 코스로 인기 있는 곳이다. 머리 위로 다니는 리프트엔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되어 있다. 걸어서 다니는 길과 자전거가 내려오는 길이 겹치지 않도록 잘 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띤다. 질척이는 산길을 따라 오르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풍광은 뛰어나다. 샤모니 계곡 북쪽에서 일자로 뻗은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시원함이 있다. 에귀베르트와 드류에서 몽블랑 정상까지 뻗은 능선과 맞은 편의 붉은 침봉군이 이어진 산줄기의 풍광 또한 멋지다. 구름에 살짝 가려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도 이채롭다.
스위스와 프랑스가 국경을 이루고 있는 지점에 발므 산장이 있다. 산장을 지나쳐 스위스 쪽의 눈길 섞인 길을 한참 동안 걷다가 프랑스 방향으로 꺽은 후 발므 언덕에서 가장 높은 곳에 도착한다. 이 곳 또한 국경임을 표시해둔 작은 경계석이 세워져 있다. 들꽃이 피어나기 시작한 초원 위에서 바게뜨 샌드위치로 점심을 먹는다. 스위스의 예쁜 산간 마을들이 평화롭게 보인다. 산악 소설 <수직의 도전자>의 주무대가 되었다는 곳을 향해 내려간다. 말안장 위에 짐을 잔뜩 싣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트레킹 전문 여행사에서 단체로 뚜르드몽블랑에 나서는 이들이다. 문득 동물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자기 짐을 지우면서까지 트레킹에 나서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뚜르 마을로 내려가기 위해 걷는 산 중턱의 오솔길은 한없이 걸어도 좋을 것 같은 흙길이다. 알핀로제가 만발하면 더더욱 아름다운 산길이 될 것이다. 모블랑 정상에 걸린 구름 조각이 모습을 달리하는 것을 보면서 걷는 즐거움도 크다. 다음 날 오르게 될 에귀뒤뚜르도 구름 속에서 간간히 그 모습을 보여준다. 알파인 등반을 경험해본다는 설레임과 함께 알파인 지대에서 잘 적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져본다. 멀리서 보았을 때 초원 위의 밋밋한 언덕으로만 보였던 발므 고개 일원이었다. 하지만 직접 두 발로 걸어보니 생각보다 광활하고 몽블랑 산군과 스위스 산골 마을을 조망하기에 최적의 지리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곳이었다. 겉모습이나 일시적인 안목만으로 사람이나 사물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진리를 발므 언덕이 다시금 일깨워 주는 듯하다.
1. 발므 언덕엔 아직까지 눈이 곳곳에 남아있다.
2. 뚜르 마을 버스 종점에서 케이블카 아래로 난 길을 올라간다.
3. 뚜르 마을과 저 멀리 샤모니 시가지가 보인다.
4. 허선생과 성선생님이 뚜르 빙하가 앞을 가로막을 듯 보이는 곳을 돌아나간다.
5. 약간은 질척거리는 산길을 따라 발므 고개를 향해 오른다.
6. 붉은 침봉군이 이어지는 산줄기가 구름에 가려져 있다.
7. 에귀베르트와 드류의 모습이 샤모니에서 볼 때와 달라 보인다.
8. 발므 고개에 세워져 있는 경계비.
9. 발므 산장 앞에서 많은 트레커들이 쉬고 있다.
10. 발므 산장을 지나쳐 스위스 땅을 밟고 걷는다.
11. 아직 눈이 완전히 녹지 않아 눈길을 한참 동안 걸어야 한다.
12. 난데 없이 개 한 마리가 달려온다. 아마도 산장에서 기르는 개인 모양이다.
13. 스위스 쪽의 봉우리엔 십자가가 낯설지 않다.
14. 다시 프랑스 방향으로 길을 꺽어 발므 언덕 정상으로 향한다. 이 개는 영국 트레커들과 일행이다.
15. 눈이 녹아 내린 초원 위에 큰 글씨가 보인다. 이씨 소유의 땅인가 보다.ㅎㅎ
16. 촬영하기 좋은 곳에서는 어김없이 사진을 찍는 허선생님의 모습.
17. 발므 언덕 중턱을 가로질러 트레킹하는 이들이 개미처럼 보인다.
18. 양지 바란 초원 위에는 들꽃들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
19. 발므 언덕 정상에 있는 경계석 위에 앉아 인증 사진을 남긴다.
20. 발므 고개에 위치한 산장을 당겨본다.
21. 들꽃이 피기 시작하는 초원 너머로 일자로 뻗은 샤모니 계곡이 모두 보인다.
22. 내리막 길에서 현지의 트레커들에 섞여 함께 내려온다.
23. 산악소설 <수직의 도전자>의 배경이 된 곳이라는 허선생님의 설명. 그 옆으로 난 흙길을 걷는 기분이 최고.
24. 여행사 가이드인듯한 여성이 말을 끌고 뚜르드몽블랑 트레킹 팀을 리드하고 있다.
25. 스위스 에모송 댐의 콘크리트 절벽도 가까이 보인다.
26. 이런 오솔길은 마냥 걸어도 피곤하지 않을 것이다.
27. 산등성이를 돌아나가는 오솔길이 정말 좋다.
28. 걷는 내내 몽블랑 일원의 설산들이 눈을 즐겁게 해준다.
29. 내리막 길도 급하지 않으니 좋다.
30.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독서하는 맛은 정말 특별할 것이다.
31. 다음 날 등반할 에귀뒤투르가 구름 속에 숨었다.
32. 고도를 낮출수록 들꽃은 많이 보인다.
33. 키 큰 나무가 보이기 시작하면 많이 내려왔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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