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트레킹

샤모니 프티발콩슈드 트레킹 - 2013년 6월 27일

빌레이 2013. 7. 15. 20:48

샤모니 계곡을 사이에 두고 그랑발콩노르의 맞은편 산허리 아래를 가로지르는 길이 프티발콩슈드(Petit Balcon Sud)이다. 남쪽의 아담한 발코니라는 뜻의 길 이름이 정겹다. 아침을 먹고 전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따라 허선생님과 함께 천천히 산책하듯 걷는다. 간간히 나무 사이로 전날 걸었던 그랑발콩노르가 보인다. 그 길을 경계로 윗부분은 아직도 하얀 눈으로 덮인 곳이 대부분이다. 반면 햇살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남쪽이고 고도가 낮은 때문인지 프티발콩수드는 푸르름으로 치장한 생명력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오솔길 좌우로 노란 들꽃이 심심찮게 우리를 반긴다.

 

일자로 시원하게 뻗은 전나무들 사이에 서있는 소나무 몇 그루가 반갑다. 우리나라 산에 있을 때 어울릴법한 소나무이기 때문이다. 소나무 위 구름 속에서 우뚝 선 드류의 모습도 보인다. 전망 좋은 그 곳에 있는 벤치에 걸터앉아 잠시 쉰다. 허선생님이 소나무와 전나무 사이를 프레임 삼아 드류를 담는 앵글로 사진을 찍는다. 나도 따라서 촬영해보니 그림이 괜찮아 보인다. 힘들 것 없는 오솔길은 계속 이어져 시냇물을 만난다.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니 어느 한 곳에서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바위틈 사이로 흘러나온 맑은 물이 처음으로 그 모습을 노출시키는 발원지인 셈이다. 일본 북알프스의 가미코지에서 이와 비슷한 발원지를 보았다. 무엇이든 처음을 발견하는 기쁨은 크다. 무지개의 뿌리를 본 것 같은 기분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샤모니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산악구조대의 헬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주의 깊게 지켜보았다. 양떼가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사납게 짖어대는 개 때문에 줄행랑을 치기도 했다. 래프팅, 볼더링, 자전거, 패러글라이딩 등의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약속이나 한듯 우리 눈앞을 스쳐갔다. 마치 샤모니가 자연을 배경으로 한 레포츠의 천국임을 과시라도 하는 것 같았다. 허선생님의 저서인 <몽블랑 익스프레스>에 나오는 띠띠네집도 방문했다. 한국 산악인들의 흔적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는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1. 소나무 몇 그루가 있는 곳에서 드류를 담아본다. 허선생님을 따라 프레임을 잡아보니 그럴듯한 그림이 되었다.

 

2. 프티발콩수드는 마을 뒷길을 잇는 산책로라서 그런지 걷기에 아주 편하다.

 

3. 고도가 낮고 남향이라서 그런지 길가엔 들꽃들이 자주 보인다.

 

4. 산허리를 감고도는 숲속을 걷고 싶을 때 이 코스는 정말 좋은 산책 코스라는 생각이다.

 

5. 산에서 흘러내리는 맑은 물을 모아 샤모니 시내의 식수로 사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샤모니의 수돗물은 바로 마셔도 물맛이 좋다.

 

6. 어느 정도 걸으면 맑은 시냇물이 기다리고 있다.

 

7. 바윗틈으로 물이 흘러나오는 곳이 원천이다. 시냇물의 시작점을 발견한 기쁨이 있다.

 

8. 시냇물가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신선함 그 자체이다.

 

9. 다리를 건너다 만나는 계곡물도 반갑다.

 

10. 산악구조대의 헬기가 이륙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11. 양떼의 모습도 반가웠지만 지키는 개가 워낙 공격적이어서 빨르게 지나칠 수 밖에 없었다.

 

12. 레프팅을 즐기는 이들도 볼 수 있었다. 빙하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무척 차가울 것이다.

 

13. 볼더링 하기 좋은 바위에서 노는 이들도 볼 수 있었다.

 

14.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 이들도 만난다.

 

15. 허선생의 저서 <몽블랑 익스프레스>에 띠띠네집으로 나오는 숙소인 샤모니아드 볼랑. 

 

16. 샤모니아드 볼랑 내부엔 한국 산악인들의 흔적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