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 ICN - 2025년 1월 11일(토)

빌레이 2025. 1. 12. 11:03

어제와 그제는 최저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떨어지는 맹추위 속이었다. 오늘 오후부터는 추위가 조금 풀릴 거라는 예보지만 여전히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9도이고, 낮 최고기온도 0도에 머무를 거라고 한다. 아무래도 실내에서 운동하는 것이 적절하겠다는 생각에서 인천 마전역에 있는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를 찾기로 했다. 클라이머들의 생각은 비슷한 듯하다. 개장시간인 10시 직전부터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이 암장을 찾아온 이들이 많았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클라이머들로 붐볐던 탓에 여유롭게 등반을 즐긴다는 건 애초에 기대조차 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신부님, 은경, 나, 이렇게 셋이서 한 팀이 된 우리는 비어 있는 루트를 찾아다니면서 부지런히 매달린 덕택에 충분히 즐겁고도 만족스런 하루를 보낼 수가 있었다.

 

국제규격의 리드월을 갖춘 대규모 실내암장이 처음이라는 이신부님은 초보 클라이머라고는 믿기지 않을 지구력으로 늦은 오후 시간까지 지치지 않고 벽에 매달리는 저력을 보여 주셨다. 그동안 실내암장에서 꾸준히 운동해오신 것을 발판 삼아 본인의 난이도에 맞는 루트에서 적극적으로 클라이밍을 즐기시는 모습이 아주 보기 좋았다. 특히나 오토빌레이 루트와 볼더링 벽에서는 마치 베테랑 클라이머처럼 능숙해 보였다. 모두가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열심히 등반한 덕택에 은경이가 저녁으로 사준 삼겹살이 더이상 맛있을 수 없었고, 후식으로 신부님이 사준 콜드브루 디카페인 커피의 고급스런 풍미까지 일품이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한 하루를 장식할 수 있었다. 한편, 간식거리로 내가 다이어트를 위해 직접 만들어 간 오트밀 건강빵을 악우들이 맛있게 먹어주니 이 또한 큰 기쁨이었다.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뿌듯한 하루를 보낸 것에 대한 감사함을 안고 노곤해진 몸으로 평소보다 일찍 행복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