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 ICN - 2025년 2월 22일(토)

빌레이 2025. 2. 23. 09:36

안온한 실내에서 바라본 창밖은 화창하기 그지 없으나 낮에도 쌀쌀한 영하의 기온이 계속 이어진 한주간이었다. 따스한 봄을 기다리는 조바심과 봄은 아직 멀었다는 실망감 탓이었을까? 전반적으로 내 몸이 가라앉고 모든 일에 의욕이 동하지 않은 나날이 이어졌다. 주말 클라이머의 바이오리듬에 종속된 나의 생활 패턴은 이번 주말도 자연암벽에 붙고 싶다는 마음을 제일 먼저 일렁이게 만들었다. 하지만 밖에 나가서 추운 기운을 이겨낼 활기가 도무지 차오르지 않는다. 자연스런 노화 현상으로 치부하면서 억울하지만 받아들이기로 하고 스스로와 타협한다.

 

실내암장에서 부담 없이 몸을 움직여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인천 마전역에 있는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를 찾았다. 이번 겨울 들어 세 번째 방문이다. 별다른 기대감 없이 습관처럼 리드등반에 임했다. 발홀드는 그 어느 때보다 미끌거렸다. 등반에 흥이날 리가 만무했다. 오후 늦게 예전에 같은 실내암장에서 운동했던 병기씨를 우연히 만나 그간 쌓인 회포를 풀었던 게 그나마 특별한 일이었다. 새로움 없이 타성에 젖은 일상은 시간을 낭비하는 것일까? 매일의 일상이 활기 있고 즐거움으로 가득찰 수만은 없는 법이다. 때로는 무료하고 지루한 일상을 잘 견디다 보면 생기 넘치는 봄날도 반드시 찾아 올 것이다. 그날을 위해 심신을 잘 돌봐야 한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