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됐으니 이제는 내 몸을 다스려야 한다. 연말의 각종 행사와 분주한 학사일정 탓에 요즘의 내 몸상태는 말이 아니다. 무엇보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해야 할 정도로 몸무게가 늘어나 있다. 한창 가벼울 때의 체중에 비해 5kg 정도가 무거운 상태이다. 생활 패턴을 단순하게 하고 건강부터 챙겨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예전의 좋은 생활 습관을 되찾아야만 클라이밍에도 다시 재미가 붙을 거란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한 사실이다. 안전벨트와 로프를 사용한 지가 한 달을 훌쩍 넘겼다. 아직은 야외에서 자연암벽에 붙을만큼 추위에도 충분히 적응되지 않았다. 오늘의 바깥 기온은 영하 7도에서 영상 1도 사이라고 한다. 실내암장에서 리드등반을 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 하에 1년에 서너 차례씩은 찾게 되는 인천의 디스커버리 클라이밍 스퀘어에 가기로 했다.
오전 10시부터 개장하는 암장은 썰렁한 기운이 감돌아 실외 같은 한기가 느껴졌다. 추위로 움츠러든 몸을 난로 가에서 녹인 후에 직벽을 여러 차례 오르는 것으로 몸을 풀었다. 무거운 몸 때문에 쉬운 루트들만 골라서 올랐다. 어느 정도 몸이 풀린 후에는 5.10b 난이도의 루트를 단번에 오를 수 있었다. 점심 후에는 갑자기 피곤함이 몰려와 이렇다할 등반을 하지 못하고 볼더링 문제를 몇 개 풀어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예전보다 지구력이 상당히 떨어져 있음을 실감했다. 평소에 다니던 암장에서의 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티가 역력했다. 그래도 근래에는 드물게 클라이밍을 가장 열심히 즐긴 하루였다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집에 돌아와 보니 딸과 아내가 생일 선물로 사준 파타고니아 R1 자켓이 도착해 있었다. 마치 내 몸의 치수를 재어 맞춘 옷처럼 꼭 알맞은 착용감 때문에 매우 만족스런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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