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빠져나온 7월 7일 오후엔 '오웬스리버 고쥐(Owen's River Gorge)'에서 두 번째로 등반했다. 다음 날인 7월 8일엔 라스베가스로 이동하여 오후 시간에 '레드록 캐니언(Red Rock Canyon)'을 찾았다. 레드록 캐니언은 라스베가스 시가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자리하고 있었다. 레드록 캐니언 국가보호구역(National Conservation Area)에 입장하여 처음 접한 풍경은 정말로 이채로웠다. 진한 황토빛깔을 띤 채 나무 한그루 없이 대규모로 펼쳐져 있는 바위산들은 난생 처음 본 놀라운 광경이었다. 우리팀은 '캘리코 힐스(Calico Hills)' 주차장에서 1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블랙코리도(Black Corridor)' 사이트에서 등반했다.
한낮의 작열하는 태양빛을 뚫고 도착한 'Black Corridor'는 '검은 복도'라는 뜻의 명칭이 딱 들어맞는 특이한 공간이었다. 하늘이 일자로 올려다 보이는 비좁은 협곡의 양쪽 절벽은 표면이 검붉은 사암 덩어리였다. 협곡 안쪽은 그늘져 있고 간간히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했다. 처음 만져본 사암의 홀드는 그동안 내가 잡아본 여느 바위보다 부드럽고 기분 좋은 촉감이었다. 블랙코리도는 대자연 속에서 다이내믹한 동작을 맘 놓고 펼칠 수 있는 스포츠클라이밍 대상지로는 더이상 바랄 게 없는 사이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상의 사진과 영상으로 자주 접한 레드록에 대하여 막연한 기대감을 품고 있었던 내게는 바램이 현실이 된 것에 대한 감사함이 있는 곳이기도 했다. 나는 긴장감 속에 레드록에서의 첫 오름짓으로 'Vegabond (5.10a)' 루트를 선등으로 올랐고, 'Black Corridor Route 4 Left (5.11a)', 'Psychobilly (5.11a)', 'Michael Angelo (5.11b)', 'M&M (5.11a)' 등의 루트에서는 톱로핑 상태로 즐겁게 등반할 수 있었다.
아래는 윤선생님을 비롯한 우리 6명이 열심히 등반에 집중했던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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