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로 공휴일이다. 이 날은 우리팀에게도 휴식일이었다. 이번 요세미티 원정 등반의 하일라이트라 할 수 있는 대망의 엘캐피탄 '이스트 버트레스' 등반을 15시간에 걸친 대장정 끝에 성공리에 완등한 다음날의 피로를 풀기 위함이었다. 다들 평소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요세미티에 머무는 동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침을 사먹게 되었다. 캠프4에서 가까운 요세미티 밸리 롯지(Yosemite Valley Lodge)에 자리한 카페테리아 식당인 베이스캠프 이터리(Basecamp Eatery)에서 사먹은 호텔식 조식이었다. 어제 하루 등반을 쉬었던 지선씨가 등반을 마치고 지친 몸으로 캠프4에 귀환한 5명의 대원들을 위해 정성스레 차려 주었던 김치볶음밥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YB 친구들과 함께 간만에 맛보는 미국식 조식과 모닝커피가 엘캐피탄 등반의 성취감과 충만감을 더해 주었다.
오전 시간엔 기영형과 둘이서 요세미티 밸리 루프(Yosemite Valley Loop) 트레일을 따라 산책 같은 하이킹을 즐겼다. 암벽등반에 대한 생각을 잠시 내려 놓고 차분한 발걸음으로 돌아본 요세미티 밸리의 풍경은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 오후 시간엔 푸짐한 먹거리를 들고 후배들을 응원하기 위해 LA에서 먼 길을 달려오신 이성인 선배님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글래시어 포인트(Glacier Point)로 이동했다. 이선배님과 윤선생님은 자동차로 돌아오시고, 나머지 5명은 '4마일 트레일(Four Mile Trail)'을 따라 2시간 가량 걸어서 요세미티 밸리까지 내려왔다. '4마일 트레일'은 편도 약 7.7 킬로미터 거리의 그다지 짧지 않은 산길이었으나, 하프돔과 테나야 밸리, 요세미티 밸리 곳곳에 숨어 있는 절경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내리막길이어서 전혀 힘들지 않았다. 밤에는 이선배님께서 준비해 오신 최상 품질의 스테이크가 곁들여져 모두가 하나된 축제처럼 흥겨운 행복감 만땅의 시간을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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