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해외등반여행

[2024 미국 서부와 요세미티 등반여행 - 7] Vernal Falls & Nevada Falls Trail

빌레이 2024. 7. 25. 18:52

우리는 캠프4에서 7박 8일을 머물렀다. 체크아웃 전날이자 요세미티 밸리에서 등반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던 7월 6일, 토요일 오전에 '글래이시어 포인트 에이프런(Glacier Point Apron)' 사이트를 찾았으나, 너무 더운 날씨에 바위가 땡볕에 온전히 노출된 상태여서 등반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우리는 어프로치 하던 길에서 자연스레 이어지는 버널(Vernal) 폭포와 네바다(Nevada) 폭포를 다녀오는 트레일을 하이킹하기로 했다. 이 코스를 여러 차례 다녀오신 윤선생님은 밸리에 남아서 개인적인 일정을 갖기로 하시고, 이성인 선배님을 포함한 6명이 함께 하이킹에 나섰다. 버널 폭포를 거쳐 네바다 폭포 정상까지 이어지는 제법 가파른 산길이지만 워낙 유명한 트레일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한낮의 폭염 속에 왕복 12km가 넘는 산길을 4시간 넘게 오르내린 산행이 조금은 힘겨웠으나, 안개비가 흩날리는 버널 폭포의 장쾌한 물줄기와 '리버티 캡(Liberty Cap)'의 웅장한 자태를 마주 보면서 네바다 폭포 정상에서 탁족하던 순간의 시원함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았다.       

 

▲'글래이시어 포인트 에이프런(Glacier Point Apron)' 사이트는 커리빌리지 뒷쪽으로 이어지는 '미스트 트레일'을 따라가다가 나오는 주차장에서 바위로 접근하면 나온다. 이 길은 유명한 '존 뮤어 트레일'의 요세미티 밸리에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 '글래시어 포인트 에이프런' 사이트는 이름 그대로 글래이시어 포인트 하단부에 앞치마처럼 넓게 펼쳐진 바위다.
▲ '글래이시어 포인트 에이프런'은 커리빌리지에 있는 장비점인 '마운틴 숍(Mountain Shop)'의 지붕 너머에 바로 보인다.
▲ 커리빌리지에 일반 차량은 통제하고 토요일인지라 '에이프런'을 찾아오는 길이 조금 꼬였다. 윤선생님은 커리빌리지 밖의 주차장을 찾다가 캠프4로 돌아가서 주차하고, 셔틀버스로 오실 수 밖에 없었다. 사이트 바로 아래의 주차장에서 기다리던 나머지 사람들과도 살짝 길이 엇갈리는 바람에 윤선생님만 먼저 바위 아래에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게 되었다.
▲ 이미 오전 11시를 넘긴 한낮의 땡볕에 노출된 바위는 뜨거울 것이 뻔했고, 손가락 테이핑까지 하고 등반을 준비하던 나도 선뜻 바위에 붙을 염사가 나지 않았다.
▲ 정오 무렵에 주차장으로 내려와 간단히 간식을 나눠 먹고, 무거운 등반장비들은 곰박스에 남겨둔 채 가벼운 차림으로 폭포 트레킹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우리가 다녀온 코스는 물줄기를 따라 갈색으로 표시된 트레일을 왕복한 것이다.
▲ 버널 폭포 주변의 '미스트 트레일'이 공사중이어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출입금지라는 안내판.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토요일이다.
▲ 커리빌리지에서 이어지는 트레일 초입, 이성인 선배님과 기영형의 뒷모습이 보인다. 12시 40분 무렵부터 하이킹에 나섰다.
▲ 언젠가는 한번쯤 걷고 싶은 여러 트레일을 안내하는 표지판 앞에서... 하프돔과 그 이름도 멋진 '클라우드 레스트'까지...
▲ 버널 폭포가 보이기 시작하는 다리 앞에서... 폭염을 달래보기 위해 시원한 폭포를 찾은 사람들이 예상보다 많았는데... 주말임을 감안하면 예년보다 적은 숫자라고...
▲ 다리에서 멀리 보이는 버널 폭포. 그 뒤의 우뚝 선 봉우리는 한참 멀리 있는 '리버티 캡'.
▲ 버널 폭포의 시원한 물줄기를 영접하고...
▲ 버널 폭포 주변의 트레일은 비옷을 입어야 할 정도의 안개비가 흩날린다. 그래서 '미스트 트레일'... 오늘 같은 폭염의 날씨엔 시원함 그 자체.
▲ 버널 폭포 하단부에서 쌍무지개를 보았다.
▲ 버널 폭포 우측으로 이어진 가파른 오르막길도 폭포의 장관 덕택에 힘들지 않았다.
▲ 버널 폭포 정상으로 올라가는 구간이다.
▲ 버널 폭포 정상에 오르는 바윗길은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오솔길이다.
▲ 버널 폭포 정상부에서 내려다 본 '미스트 트레일'.
▲ 버널 폭포 정상.
▲ 버널 폭포 정상부의 연못은 드넓은 호수 같았다. 이곳에서 수영을 즐기는 이들이 많았다.
▲ 버널 폭포에서 네바다 폭포로 올라가는 구간엔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었다. '리버티 캡'의 웅장한 모습도 가까이 다가오고...
▲ 다리 위에서 올려다 본 네바다 폭포...
▲ 트레일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리버티 캡'에도 암벽등반 루트들이 보였다.
▲ 한낮의 땡볕에 네바다 폭포로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하고...
▲ 드디어 하프돔으로 가는 길과 네바다 폭포 정상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 올라서서...
▲ 하프돔 방향으로 향하는 트레커가 살짝 부럽기도 하면서...
▲ 평평하게 이어진 산길을 따라 네바다 폭포 정상으로 향한다.
▲ '리버티 캡'을 가까이서 보니 더욱 위압적인 모습에 감탄하고...
▲ 네바다 폭포 정상부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간다.
▲ 네바다 폭포 정상의 다리에서 내려다 본 장면이다.
▲ 다리에서 위쪽을 보면... 폭포 직전의 계곡물은 평온하다. 나는 우측 그늘진 숲 속으로 들어가 계곡물에 발 담그고 한참을 쉬었다.
▲ '리버티 캡'을 마주하면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쉬던 그 순간이 지금도 꿈만 같다.
▲ 네바다 폭포 정상부의 구석구석을 구경하면서...
▲ 풀장에서처럼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부러워도 하면서 하산길에 접어든다.
▲ 다시 버널 폭포 정상부로 내려와서 잠시 시원한 물줄기를 감상하고...
▲ 호수처럼 넓은 연못에서 수영하는 이들도 구경하면서...
▲ 하산길에도 다시 한 번 버널 폭포가 내뿜는 시원한 안개비에 젖어보기도...
▲ 커리빌리지에서 일행들을 기다리면서 마신 맥주 맛 또한 잊을 수가 없다. 곰박스에 데포해 둔 배낭들이 실종된 해프닝도 있었으나, 윤선생님께서 깜짝 이벤트처럼 미리 차에 실어두셨다는...
▲ 내일이면 정들었던 캠프4를 떠나야 한다. 우리 사이트 바로 옆에 있는 볼더에서 일가족이 볼더링을 즐기는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언젠가 가족과 함께 다시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7월 7일, 일요일 오전, 테나야 호수에서 잠시 쉬어간 것을 끝으로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의 7박 8일 일정이 모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