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서울둘레길

서울둘레길 6코스(금천-구로-영등포-강서구 18.2km) - 2023년 1월 7일(토)

빌레이 2023. 1. 7. 20:21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건 없다. 사람의 생각도 세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수 년 전 서울둘레길 전구간이 완공 되었을 때, 산길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6코스는 아예 걸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서울둘레길 1코스부터 8코스까지 전체 156.5km를 완주했다는 인증서를 받기 위해 스탬프 찍으면서 계획적으로 걷는다는 것도 내 체질에 맞지 않는 방식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평지의 도보길을 걷는 것에도 나름의 재미가 붙었다. 3주 전에 걸었던 서울둘레길 3코스인 강동-송파구 구간도 대부분 완만한 산길과 하천변을 따르는 코스였지만 젊은 날의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이후로 유일한 미답지인 6코스를 답사하여 서울둘레길 전 구간을 완주해 보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울둘레길은 그대로인데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걸 대하는 나의 태도가 변한 것이다. 

 

간밤엔 서울에 함박눈이 내렸다. 오늘은 미세먼지 자욱한 하루가 될 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황사까지 겹쳐서 올겨울 들어 가장 나쁜 대기질을 보일 것이니 외출을 삼가하라는 경고성 멘트의 문자도 받았다. 언제부턴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국가기관이 국민들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빅 브러더(big brother)'의 세상이 이미 현실이 돼버렸다는 불편한 진실을 머리 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 외출 삼가 안내 문자를 무시하고 아침부터 밖으로 나오는 소심한 저항을 해본다. 기실 서울둘레길 6코스는 도보길보다는 자전거길에 어울리는 경로라서 따뜻한 봄철에 라이딩으로 둘러보는 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둘레길 중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구간이니만큼 다른 코스와 같이 걸어서 완주해 보자는 생각으로 변하여 오늘의 도보여행을 결행하게 된 것이다.         

 

▲ 전철 1호선 석수역 2번 출구에서 서울둘레길 6코스를 출발한다. 지난 여름, 2022년 6월 11일, 사당역에서 관악산과 호암산을 거쳐 석수역까지 서울둘레길 5코스를 걸었을 때 와 봤던 석수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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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5코스(관악산-호암산 둘레길) - 2022년 6월 11일(토)

사당역에서 출발하여 석수역까지 이어지는 13km 거리의 서울둘레길 5코스를 걸어보기로 한다. 4주째로 접어드는 호텔 생활로 인해 일상의 리듬이 깨진 요즘엔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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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수역에서 나오면 둘레길은 곧바로 안양천의 둑길로 이어진다.
▲ 안양천의 수질은 깨끗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생활하수 냄새가 간간히 올라왔다.
▲ 안양천 둔치엔 볼거리가 많아 보였는데, 겨울철이라서...
▲ 조금 삭막하기는 하지만, 포토존에서 인증사진도 남겨보고...
▲ 서울둘레길 6코스는 이정표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한강이 나올 때까지 안양천만 따라가면 된다.
▲ 서울둘레길은 대체로 둑방길을 따르지만, 발길 닿는대로 둔치와 둑방을 오가며 걸었다.
▲ 안양천을 가로지르는 도보용 다리들이 예술작품 같았다.
▲ 여름철엔 풀장이었을 이곳이 커피타임을 가졌던 쉼터로 안성맞춤이었다.
▲ 미세먼지는 많아도 기온은 높아서 그런지 자전거 행렬이 유난히 많이 보였다.
▲ 안양천에서 한강 합수부까지의 거리 표시가 종종 보였다.
▲ 안양천 둔치에 남아 있는 갈대.
▲ 꽃피는 춘삼월이면 안양천 둔치가 화려해질 것이다.
▲ 국내 유일의 실내 야구장인 고척돔을 바로 옆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 개인적으로 야구를 무척 좋아해서 한 번은 와보고 싶었던 고척돔인데... 이정후 선수가 메이저리그로 가기 전에 올해는 꼭 가족들과 함께 고척돔에 와보리라는 소망을 품었다.
▲ 안양천의 둑방길은 벚꽃이 만개하면 아주 화려할 것인데... 이렇듯 한적할 때 걷는 것도 괜찮았다.
▲ 안양천으로 이어지는 육교들도 예술적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 둑방길과 둔치길 사이의 중간길이 가장 걷기가 좋았다. 서부간선도로의 소음도 막아주고...
▲ 금천구와 구로구를 지나서 영등포구에 접어들었다. 우측에서 도림천이 흘러든다.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나는 첫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 안양천 건너편으로 목동종합운동장이 보였다. 대학생 시절에 모교의 아이스하키 경기를 응원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 서울둘레길 이정표는 우측 위의 둑방길로 안내되어 있지만, 도로 소음 때문에 둑방 중간에 난 길을 따라서 걸었다.
▲ 대기가 정체되어 미세먼지가 빠져나가지 못한다는데... 공기를 생각하면 겨울은 차라리 추운 게 더 나을 수도...
▲ 평지를 오래 걷는 게 생각보다 힘들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저 멀리 한강 합수부가 보였다.
▲ 안양천이 한강과 만나는 합수부이다.
▲ 안양천을 따라오다가 만나는 한강은 바다처럼 넓게 보인다.
▲ 이제 한강을 따라서 가양대교까지 걸어야 한다.
▲ 자전거 도로와 나란히 걷는 길은 두 배로 힘들게 느껴진다.
▲ 이곳에서 한강을 벗어난다.
▲ 염강나들목을 통과한다.
▲ 한강을 벗어나니 갑자기 조용해진 느낌이 들었다.
▲ 잘 조성된 공원길을 따라 가양대교 남단을 향해 간다.
▲ 가양대교 남단의 스템프 찍는 장소이다. 이곳에서 2020년 2월 22일에 걸었던 서울둘레길 7코스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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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7코스(가양역-봉산-구파발역) : 2020년 2월 22일

서울둘레길 중에서 산길 구간은 모두 걸어보고 싶은 게 평소의 바램이다. 7코스는 평지가 많은 곳이라서 그동안 별로 마음이 가지 않았지만 봉산과 앵봉산 구간은 한 번 걷고 싶었다. 전체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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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양대교를 건너온 차들을 따라서 한 블럭을 더 가면 가양역 3번 출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