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건 없다. 사람의 생각도 세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이다. 수 년 전 서울둘레길 전구간이 완공 되었을 때, 산길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6코스는 아예 걸어볼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서울둘레길 1코스부터 8코스까지 전체 156.5km를 완주했다는 인증서를 받기 위해 스탬프 찍으면서 계획적으로 걷는다는 것도 내 체질에 맞지 않는 방식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평지의 도보길을 걷는 것에도 나름의 재미가 붙었다. 3주 전에 걸었던 서울둘레길 3코스인 강동-송파구 구간도 대부분 완만한 산길과 하천변을 따르는 코스였지만 젊은 날의 추억을 되새겨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이후로 유일한 미답지인 6코스를 답사하여 서울둘레길 전 구간을 완주해 보는 것도 의미는 있겠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울둘레길은 그대로인데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걸 대하는 나의 태도가 변한 것이다.
간밤엔 서울에 함박눈이 내렸다. 오늘은 미세먼지 자욱한 하루가 될 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황사까지 겹쳐서 올겨울 들어 가장 나쁜 대기질을 보일 것이니 외출을 삼가하라는 경고성 멘트의 문자도 받았다. 언제부턴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국가기관이 국민들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등장하는 '빅 브러더(big brother)'의 세상이 이미 현실이 돼버렸다는 불편한 진실을 머리 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 외출 삼가 안내 문자를 무시하고 아침부터 밖으로 나오는 소심한 저항을 해본다. 기실 서울둘레길 6코스는 도보길보다는 자전거길에 어울리는 경로라서 따뜻한 봄철에 라이딩으로 둘러보는 게 가장 좋겠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둘레길 중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구간이니만큼 다른 코스와 같이 걸어서 완주해 보자는 생각으로 변하여 오늘의 도보여행을 결행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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