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서울둘레길

서울둘레길 3코스(강동-송파 25.6km) - 2022년 12월 17일(토)

빌레이 2022. 12. 18. 09:45

서울둘레길 3코스는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출발하여 광진교 위로 한강을 건너고, 강동구의 고덕산과 일자산, 송파구의 성내천과 장지천을 거쳐 탄천에 합류한 후, 강남구의 수서역에서 끝나는 장장 25.6 킬로미터에 이르는 도보길이다. 언젠가는 걸어봐야지 하고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다가 강추위로 산행이 망설여진 이번 주말에 결행하게 되었다. 하루에 완주하겠다는 목표의식보다는 그저 편하게 걷다가 허리통증이 오거나 걷는 게 즐겁지 않을 때에는 언제든 도중에 그만두고 따뜻한 카페를 찾아 들어갈 생각이었다. 그런데 새로운 곳을 찾아가는 설레임과 지리적으로 환해지는 즐거움이 더해져서 그런지 서울둘레길 이정표인 주황색 리본을 따라서 걷다보니 별다른 어려움 없이 완주하게 되어 잔잔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었다.

 

우리집 아이들이 어렸을 때인 1993년부터 1997년까지 만 5년 정도를 송파구의 잠실에서 살았었다. 당시에 가난한 젊은 아빠였던 나는 올림픽공원과 한강 고수부지에서 가끔 놀아주는 것 말고는 얘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이번에 강동구와 송파구의 둘레길을 걷는 내내 25년이 훌쩍 지나버린 그 시절 추억의 편린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특별히 지난 시월 말에 결혼하여 새 가정을 꾸린 아들녀석을 캥거루처럼 자전거 앞자리에 태우고 한강 고수부지를 달리던 추억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나에게 오늘의 도보여행은 비록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을 떨치지 못한 채 궁핍한 생활을 피할 수는 없었지만 충분히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을 회상할 수 있었던 8시간 동안의 행복한 시간여행이었다.   

  

▲ 광나루역 2번 출구를 나와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광진구민체육센터와 시립광진청소년센터가 나온다.
▲ '광나루'는 넓은나루라는 의미라고.
▲ 광진교로 가는 보도 옆에 광나루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있다.
▲ 광진교는 한강 다리들 중에 걸어서 건너기에 가장 좋은 다리이다.
▲ 광진교 중간 지점에서 본 풍경. 잠실의 롯데타워와 천호대교, 올림픽대교가 눈앞에 보인다. 아침엔 흐리고 가끔 눈발이 날렸다.
▲ 광진교를 건너와서 광나루 한강공원길을 걷는다.
▲ 곧게 뻗은 이 길을 걸을 때 젊은 시절 아들녀석을 태우고 자전거 타던 추억이 떠올랐다. 그때보다 훨씬 잘 단장된 한강공원이다.
▲ 예전엔 상상도 못했을 드론공원도 조성되어 있었다.
▲ 생태 보존지역을 지정해 놓은 것도 참 좋아 보였다.
▲ 생태 보존지역 둘레에 있는 포를러 가로수길이 향수를 자극했다.
▲ 곧게 뻗은 단순한 길이지만 그리 지루하지 않았다.
▲ 올림픽대로 아래를 관통하는 토끼굴인 암사나들목을 통과하여 한강을 벗어난다.
▲ 암사동선사유적박물관 정문을 바라보면서 지나간다.
▲ 선사유적박물관 도로 건너편에 있는 암사역사공원의 무대 안에서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
▲ 다시 선사유적박물관 울타리를 따라서 간다.
▲ 울타리 너머로 선사유적지를 잠시 살펴보고...
▲ 올림픽대로 바로 옆으로 둘레길은 이어진다.
▲ 올림픽대로와 한강 너머의 구리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불암산도 선명하게 보인다.
▲ 이 트리하우스에 오르면 한강과 구리암사대교, 아차산, 구리 시가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 둘레길은 암사정수장 정문 바로 앞에서 왼쪽 산길로 접어든다.
▲ 잠시 고덕산 정상에 다녀왔다.
▲ 고덕산(86.3m) 정상 모습. 산이라기 보다는 언덕이다.
▲ 고덕산 능선길은 평탄하게 이어진다. 눈길이어서 내리막길에선 살짝 미끄러웠다.
▲ 고덕산을 벗어나서 돌아본 풍경이다.
▲ 샘터 배드민턴장에서 다시 산길이 이어진다. 전체 구간 중 이제 3분의 1 정도를 진행했다.
▲ 트리하우스가 나오면 어김 없이 올라가 본다.
▲ 슬슬 배가 고파져 점심 장소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ㅎㅎ.
▲ 양지바르고 둘레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아주 좋은 점심 장소를 찾았다.
▲ 보온병에 담아온 오트밀과 커피가 있으니 행복감 넘치는 점심 시간이었다.
▲ 강동구의 둘레길인 강동그린웨이만 완주해도 좋을 듯했다.
▲ E마트사거리에서 시작하는 명일근린공원 입구에 3코스 두 번째 스탬프 우체통이 있다.
▲ 명일근린공원의 숲길도 완만하게 이어진다.
▲ 강동고와 한영외고 사이의 육교. 이 육교 위에서는 예봉산 정상이 선명하게 잘 보였다.
▲ 정원수 농장을 통과하면 일자산 산길로 접어든다.
▲ 일자산 산길 중간의 산스장. 일자산 숲길을 통과하는 중에는 햇볕이 사라지고 찬바람이 불어와 살짝 힘들었다.
▲ 일자산 해맞이 광장에서 바람을 피하고 잠시 해가 나오는 틈을 이용해 간식을 먹었다. 다시 출발할 때 두툼한 자켓으로 갈아 입었다.
▲ 공동묘지를 지나는 동안 잠시 햇볕이 나왔다. 태양은 묘지 위에.... 자연스레 '아침이슬' 노래를 읊조리게 되었다.예봉산과 검단산이 선명하게 보였다.
▲ 서하남IC입구 사거리로 이어지는 인도에서는 가로수가 장애물이었다. 이런 곳에서는 가로수를 없애는 편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 송파구에 들어서서 방이생태학습관 옆을 지난다.
▲ 생태학습관의 울타리는 대나무를 엮어 만들었다. 길 끝으로 우람한 롯데타워가 보였다.
▲ 송파구 지역의 서울둘레길은 송파둘레길과 한참 동안 겹쳐진다.
▲ 성내천에 들어서면 깨끗한 화장실이 먼저 반겨준다.
▲ 일기예보와 달리 하늘이 열려서 햇살이 밝아지니 새로운 힘이 솟는 듯했다.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가장자리를 지난다.
▲ 성내천에 접어들어 굴다리 밑에서 징검다리를 건너간다.
▲ 징검다리를 건너 유턴하듯이 진행해야 한다. 백로와 오리가 반겨주었다.
▲ 생태하천인 성내천의 산책로는 아주 걷기 좋은 우레탄 포장길이다.
▲ 하천변을 따라 거의 평지로만 이어진 송파둘레길만 완주해도 좋을 듯했다.
▲ 성내천엔 백로가 유난히 자주 눈에 띄었다.
▲ 한 마리도 보기 힘든 백로를 대여섯 마리를 동시에 볼 수 있었다.
▲ 성내천은 구경하면서 걷는 재미가 있었다.
▲ 여름이면 무료 풀장으로 유명한 성내천 물놀이 공원에 걸터 앉아 마지막 휴식시간을 가졌다.
▲ 성내천 물놀이공원 화장실 앞의 다리를 통과하자마자 성내천을 벗어나게 된다.
▲ 서울둘레길은 이곳에서 성내천을 벗어난다.
▲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바로 옆으로 이어진 둘레길을 따른다.
▲ 장지동의 메타세콰이어 숲길이 꽤 길게 이어진다.
▲ 서울둘레길과 송파둘레길 이정표가 함께 있는데, 자칫하면 송파둘레길을 따라가기가 쉽다.
▲ 송파구 지역의 둘레길은 산길은 거의 없지만 산책하기에 좋은 코스가 이어진다.
▲ 장수공원을 벗어나 아파트 단지내를 통과하면 장지천길로 이어진다.
▲ 장지천에는 늦가을처럼 갈대가 휘날리고 있었다.
▲ 장지천은 이곳에서 탄천과 합류한다.
▲ 탄천을 따라 2.2 킬로미터만 가면 수서역이 나온다.
▲ 탄천을 건너 가면서 오던 길을 돌아본다.
▲ 탄천을 건너오면 강남구에 접어든다.
▲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수서역이다.
▲ 서울둘레길 3코스 종점인 수서역 5번 출구이다. 25.6 킬로미터를 완주하는 데 8시간 가까이 걸렸다. 대모산 자락으로 해가 내려 앉고 있었다. 2019년 2월에 걸었던 서울둘레길 4코스는 길 건너편인 수서역 6번 출구에서 대모산으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