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늦은 꽃샘추위로 예년보다 쌀쌀했던 한 주간이었다. 토요일인 오늘도 봄날씨의 변덕은 멈추지 않았다. 잔뜩 흐린 날씨에 황사먼지까지 겹쳐서 암벽등반을 하기 위해 산을 오르는 게 썩 마음 내키는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가급적이면 주말 등반을 거르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가까운 불암산의 천지암장을 찾아가기로 한다. 본래는 원주의 여심바위 등반을 계획했으나 멀리 가서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해지기 마련이어서 날씨를 핑계 삼아 계획을 변경한 것이다.
슬랩 루트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천지암장에서 오전에만 간단히 등반하고 금방이라도 비가 몰려올 듯한 하늘을 보면서 점심시간 직후에 하산을 결정했다. 오랜만의 슬랩 등반이 낯설어서 그런지 예상보다는 바위가 미끌리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심 암장 좌측의 멀티피치 루트인 '소풍길'을 오르고 싶었으나,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스산하게 불어대는 바람 탓에 더이상 등반이 즐거울 수 없는 환경이어서 일찍 철수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오후 시간엔 날씨의 변덕이 더욱 심해졌다. 먹구름이 빠르게 몰려 다니면서 천둥 번개를 동반한 국지적인 소나기를 뿌려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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