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강화도 아만바히 암장 - 2021년 4월 11일(일)

빌레이 2021. 4. 12. 05:43

어제는 하루종일 화창한 봄 날씨 속에 강촌의 유선대 암장에서 나 스스로 생각해도 대견할 정도로 열심히 등반했다. 그 바람에 서울에는 늦은 밤 시간에 도착해야 했다. 몸이 피곤할 겨를도 없이 오늘은 기영형의 초청에 응하여 강화도에 있는 아만바히 암장으로 향한다. 오랜만에 기영형과 윤길수 선생님 얼굴도 뵙고 아늑한 섬인 강화도의 봄 풍경을 즐기면서 쉬었다 와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등반에 대한 부담감은 한편에 내려놓기로 한다. 그저 봄소풍이나 다녀오자는 즐거운 기분으로 집을 나선 것이다. 아만바히 암장은 '홍대클라이밍센터'를 운영하고 계시는 윤길수 선생님께서 몸소 개척하신 곳으로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으나, 그동안 인연이 잘 닿지 않았었다. 강화도의 드넓은 갯벌과 시원한 서해 바다가 눈앞으로 펼쳐지는 KT&G 강화수련관 뒷산 중턱의 전망 좋은 곳에 암장은 자리잡고 있다.

 

수련관 뒤로 이어지는 암장 접근로 주변의 숲이 연초록빛 새싹과 활짝 핀 복사꽃으로 물들어 아름다움 봄 풍경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윤길수 선생님의 애스트로맨등산학교 자연암벽반 30기의 교육에 함께 참여하고 계시는 기영형과 윤선생님이 반갑게 맞아 주셔서 처음 가 본 아만바히 암장이 낯설지 않고 포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이렇게 좋은 자리에 많은 클라이머들이 등반을 즐길 수 있도록 훌륭한 암장을 개척해주신 윤선생님께 다시금 감사드리는 바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겪어야 했던 극심한 교통체증은 강화도가 두 개의 다리만으로 육지와 연결된 섬이란 사실을 직시하게 만들었지만, 아만바히 암장에서 머물렀던 순간만큼은 한없이 기분 좋았던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 맨 좌측에 있는 두 개의 비교적 쉬운 루트부터 등반했다. 예전의 개념도 상에는 나와 있지 않은 루트인 듯하다.
▲ KT&G 강화수련관 뒤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잠시만 올라가면 암장이 나온다.
▲ 접근로 주변의 봄숲이 좋아서 일부러 천천히 올라갔다.
▲ 숲에서 연초록의 새싹이 돋아나는 이맘 때의 풍경이 나는 가장 좋다.
▲ 정원수처럼 멋들어진 복사꽃나무가 오솔길 가에서 반겨주었다.
▲ 강화도의 드넓은 간척지와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암장 앞의 너른 공터에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 암장에 도착했을 때, 윤길수 선생님은 애스트로맨 등산학교의 자연암벽반 교육을 막 시작하고 계셨는데, 교육 중에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셨다.
▲ 여느 등산학교의 자연암벽반에 비해서 젊은 친구들이 많은 까닭인지 교육생들의 생기 넘치고 활기찬 모습이 보기 좋았다. 
▲ 등산학교 교육생들과 떨어진 맨 좌측의 두 루트를 오르내리는 것으로 몸을 풀었다.
▲ 윤선생님의 등반 모습은 새처럼 가벼워서 모든 루트를 사뿐히 날라다니시는 듯 보였다. 
▲ 윤선생님의 거침없는 등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어려운 구간이 하나도 없을 듯한데, 내가 막상 붙어보니 쉬운 루트가 거의 없었다. 
▲ 봄소풍 나온듯한 기분에 자일파티인 은경이의 표정도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 등산학교 새내기들의 등반 열정은 대단했다.
▲ 맨 좌측에서 두 번째 루트를 등반 중이다. 내게는 적당한 난이도에 오르는 재미가 있어서 그런지 온사이트 등반에 성공했다. 
▲ 두 번의 오버행 구간을 돌파하는 동작이 재미 있었다. 
▲ 점심시간에 둘러 본 주변 숲에는 조팝나무꽃과 개별꽃을 비롯한 야생화들이 즐비했다.
▲ 아만바히 암장을 좌측으로 돌아나가면 나만바히 암장도 있다. 고어로 '아만'은 엄마, '나만'은 아빠, '바히'는 바위를 뜻한다고 윤선생님께서 친절히 설명해 주셨다. 
▲ 등산학교 교육생들의 점심시간에 윤선생님께서 걸어 놓으신 줄을 이용해 톱로핑 방식으로 몇 개의 루트를 올라보았다. 
▲ 교육생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점심시간에 부지런히 등반했다.
▲ 초반의 오버행 구간을 올라서는 것이 까다로웠던 루트부터 확보점 직전의 오버행을 레이백으로 올라서야 하는 루트까지 다양한 동작으로 등반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 오전에 교육생들이 매달렸던 맨 우측의 두 루트를 선등하는 것으로 우리팀의 등반을 마무리 지었다.
▲ 맨 우측의 쉬운 루트인 '작은 이야길뿐'은 중간 턱을 넘어서는 동작이 재미 있었다.
▲ '수 많은 저 별들도' 루트를 완등하는 것으로 보람찼던 아만바히 암장에서의 등반을 마쳤다.
▲ 기영형이 교육이 끝난 루트에서 장비를 회수하고 있는 중이다.
▲ 우리가 먼저 인사하고 내려온 시간에도 등산학교는 여전히 교육 중이었다.
▲ 하산길에서도 햇살을 듬뿍 받고 있는 화사한 복사꽃이 배웅해 주었다. 
▲ 하산길에 올려다본 암장 전경이다. 최근엔 양식 없는 캠퍼들이 가끔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바람에 암장 주변이 지저분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오늘 아침에도 교육을 시작하기 전에 등산학교 교육생들이 주변 청소부터 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 아름답고 소중한 이 자연을 깨끗하게 사용하는 기본적인 예의는 갖춰야 할 것이다.
▲ 아침에 올라갈 때 보았던 복사꽃나무를 내려오는 길에 다시 만나니 새로운 빛깔로 빛나고 있는 그 자태가 더욱 아름다워 보였다.
▲ 이렇게 아름다운 숲길을 잠시나마 걸을 수 있다는 것 또한 큰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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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아만바히 암장 개념도와 난이도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