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불암산 산머루산다래 암장 - 2021년 3월 27일(토)

빌레이 2021. 3. 27. 18:48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야속하기만 하다. 지난 주부터 주중엔 맑다가 주말에 흐리고 비가 내리는 날씨로 변하는 사이클이 반복되는 듯하다. 주중과 주말 날씨가 반대로 움직인다면 좋으련만 등반을 계획하는 입장에서는 주말의 비 예보가 반가울 리 만무하다. 가까운 불암산의 산머루산다래 암장에서 오전 시간만이라도 간단히 슬랩등반 연습이나 하고 올 생각으로 아침 9시에 당고개역에서 어프로치를 시작했다. 진달래가 탐스럽게 만개한 암장 주변의 봄풍경은 좋았으나, 세 피치짜리 '8월의 어느 날' 루트를 등반 완료하고 점심을 먹은 직후부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 코스라도 더 등반할 수 있도록 비가 조금만 더 참아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부랴부랴 짐을 정리하여 하산하던 중에 비닐 천막 아래에서 느긋하게 시산제를 진행하던 진균 형님의 산악회 회원들과 오랜만에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거의 모든 분들이 실내암장에서 같이 운동했던 적이 있는 반가운 얼굴들이었다. 비가 예상보다 일찍 내리는 바람에 충분히 등반을 하지 못했다는 서운함은 남지만, 오랜만의 슬랩등반 연습이 그런대로 즐거웠다.    

 

▲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한 하늘 아래서 탐스러운 생강나무꽃 앞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난 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져본다.
▲ 산머루산다래 암장으로 향하는 산길 주변에 진달래꽃이 만발해 있었다.
▲ 암벽 주변에도 소담스레 피어난 진달래꽃이 심심찮게 보였다.
▲ 슬랩 주변에 만개한 진달래꽃이 춘삼월 호시절임을 알려주지만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 베이스캠프 옆의 생강나무꽃이 화려함의 정점을 찍고 있었다. 
▲ '8월의 어느 날' 첫 피치를 출발 중이다. 올해 첫 슬랩 등반에 나서는 순간이다.
▲ 첫 피치에서 슬랩 등반에 대한 감각을 익히기 위해 두 번씩 오르내렸다. 
▲ '8월의 어느 날' 루트의 2피치는 시작 부분의 오버행 구간이 살짝 까다롭다.
▲ 하드프리 암장에서 연습한 덕분인지 오늘은 아주 가뿐하게 오버행 턱을 올라섰다.
▲ '8월의 어느 날' 셋째 피치는 제법 가파른 슬랩이다.
▲ 오랜만의 슬랩 등반으로 긴장감이 있었던 셋째 피치 선등을 완료한 순간이다. 
▲ 선등할 때 잠시 어려움을 겪었던 셋째 피치를 톱로핑으로 다시 등반하면서 루트 파인딩과 발의 감각을 익혔다.  
▲ '8월의 어느 날' 세 피치 등반을 완료하고 하강 후에 점심을 먹었다. 점심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