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등산학교들이 인수봉으로 총 출동한 듯했다. 우이동 경전철역을 빠져나온 순간부터 암벽등반 장비를 둘러멘 클라이머들이 도선사주차장으로 올라가는 택시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었다. 근래에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우이동 약속장소에서 4명의 악우들이 8시 정각에 기범씨의 차로 출발하여 도선사주차장에 도착했는데, 마땅히 주차할 장소를 찾기가 힘들었다. 새로운 차들이 계속 몰려드는 혼란스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새벽 산행을 마치고 일찍 하산하는 등산객을 기다렸다가 가까스로 차를 댈 수 있었다. '취나드B'길 출발점에서 오늘 캐리(CARI, Climbing of All Route in Insu-peak)의 베이스캠프인 오아시스로 오르는 루트 주변도 시장통을 방불케 할만큼 많은 등반자들이 매달려 있었다.
우리팀은 많은 등반자들로 북적대는 오아시스의 주변 환경에도 흔들림 없이 차분하게 캐리(CARI)의 이번 순서인 '인수A'길에 붙을 수 있었다. 변형 루트로만 몇 차례 오른 적이 있는 '인수A'길이다. 오늘은 오리지널 루트인 오아시스부터 직선으로 뻗어 올라가는 침니와 크랙을 따라서 등반했다. 몸을 비벼대야 하는 오프위드(off width) 크랙 구간을 피하고 싶어서 이전엔 변형 루트로 올랐던 것인데, 이번엔 처음으로 고전적인 루트인 '인수A'를 정코스로 제대로 올랐다는 만족감이 컸다. 점심 후에는 캐리(CARI)의 연속으로 '민남'과 '영'길을 이어서 등반하고 하산했다. 주변 환경에 개의치 않고 우리의 등반 목표를 묵묵히 실천했다는 뿌듯함이 남는 보람찬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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