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불암산 노을암장 - 2020년 10월 15일(목)

빌레이 2020. 10. 16. 01:19

올가을 들어 가장 쌀쌀한 날씨라고 한다. 아침 기온이 한자리 숫자인 섭씨 8도로 떨어졌다. 기범씨와 둘이서 인수봉 등반을 약속했으나, 추워진 날씨로 움츠러든 기분 탓에 어프로치가 짧은 불암산의 노을암장을 찾기로 한다. 덕암초등학교 부근의 경수사 입구에 주차하고 조금 올라가면 암장에 닿을 수 있다. 도봉산의 선인봉부터 북한산의 인수봉까지 하나의 선으로 연결된 하늘금이 한눈에 들어오는 노을암장에서 바라보는 붉은 저녁놀이 아름다울 듯하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하루종일 우리 두 사람 외에 암장을 찾아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조용하고 아담한 노을암장에서 쉬엄쉬엄 등반하면서 느긋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나인 투 식스(9 to 6)'가 아닌, '식스 투 나인(6 to 9)'의 일정으로 매우 바쁘게 일해야 했던 3일간의 피로가 말끔히 풀리는 듯했다. 

 

1. 노을암장의 재미 있는 크랙 루트인 '노을(5.10b)'에서 등을 기댄 채 몸을 버티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2. 암장 가는 길에서는 북한산과 도봉산이 연결된 스카이라인이 한눈에 들어온다.
3. 예전엔 채석장이었을 듯한 곳에 2013년도에 개척된 노을암장이다.
4. 그리 만만치 않은 슬랩 루트인 좌측의 '꿈을 향해(5.10a)'에서 한 차례 몸을 푼 후에 직벽에 가까운 우측 벽에서 놀았다.
5. 아래의 크랙 루트인 '쩜9(5.10a)'는 쉬웠으나, 칸테로 진행하는 '일어섯(A0)' 루트는 자유등반이 어려워서 기범씨만 인공으로 올라야 했다.
6. 우측 벽의 크랙 루트인 '노을(5.10b)'은 짧은 거리지만 다양한 동작을 취할 수 있어서 오르는 재미가 느껴졌다.
7. 기범씨가 '노을' 루트를 선등하면서 등을 기댄 채 두 손을 놓고 쉬는 동작을 취하고 있다.
8. '노을' 루트 중간 부분에서는 돌아서서 왼쪽 무릎을 바윗틈에 끼우는 니바 동작을 취할 수도 있었다.
9. 그리 높지는 않지만 레이백과 스태밍 동작을 연습하기에 좋은 '노을' 루트를 두 차례씩 올랐다.
10. 노을암장 주변엔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는 멀티피치 루트들이 다양하게 있었다.
11. 사선으로 길게 이어진 크랙을 따라서 암장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봤다.
12. 제법 넓은 슬랩이지만 경사가 그리 쎄지 않아서 초보자들이 즐기기에 괜찮을 듯하다.
13. 하산길에 코스모스가 반겨주었다. 어느덧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