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울산바위 우벽의 '문리대길' 등반을 마친 후 장비를 좌벽의 '안다미로' 출발점 부근에 데포시켜 놓았다. 오늘은 자일을 메지 않으니 어프로치가 한결 더 가벼웠다. 바윗길 '안다미로'는 크랙 등반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루트였다. 총 6피치 중 4피치 초반부의 슬랩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구간이 다양한 형태의 크랙들로 이루어져 있다. 2피치의 오버행 크랙은 개념도 상의 난이도인 5.10c보다 훨씬 더 어렵게 느껴졌고, 3피치의 크랙도 밸런스 잡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최고 난이도인 5.11a로 표기되어 있는 5피치의 일자로 뻗어내린 크랙은 후반부가 크럭스였다. 중반부까지는 그런대로 양호한 손홀드 덕에 잘 올랐으나 후반부는 내 실력으로 도저히 돌파할 수 없었다. 우측으로 돌아서 겨우 오를 수 있었다. 마지막 확보점에서 정상으로 걸어서 올라 가면 하강 포인트가 나온다. 여기서 25미터 하강하여 촉스톤이 보이는 침니를 빠져나오면 전망대로 이어지는 일반 등산로와 만난다. 등반을 모두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이틀 동안 울산바위의 좌벽과 우벽의 대표적인 루트를 등반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안다미로'는 사전적으로 "담은 것이 그릇에 넘치도록 많이"라는 의미를 나태내는 부사라고 한다. 그 뜻에 걸맞게 이번 울산바위에서의 등반추억은 우리들의 마음 속에 안다미로 담겨서 두고두고 흘러 넘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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