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나의 등산 패션 변천사

빌레이 2009. 5. 26. 17:26

주일날 집에서 앨범을 뒤적이다 보니 옛날 등산 사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금 보면 매우 촌스러운 복장과 등산화입니다.

추억을 더듬어 보는 의미에서 몇장 스캔해보았습니다. 

 

대학원 시절 사진입니다. 1989년도에 후배 두 명과 주왕산에 갔을 때 찍었습니다.

등산 스타킹과 청바지, 교복처럼 입고 다녔던 프로스펙스 점퍼가 생각납니다.

 

 

위 사진은 눈이 아주 많이 오던 날 애들을 처가에 맡기고 아내와 무등산에 올라 찍은 것이고,

아래 사진은 대전에 살 때, 계룡산에서 애들과 찍은 것입니다.

위 사진은 장인 어른의 자켓을 빌려 입은 것입니다.

아래 사진은 그래도 많이 세련된 것 같죠? 청바지는 여전하지만...

 


위 사진은 눈이 아주 많이 내리던 날 민주지산의 삼도봉 아래에서 찍은 것입니다.

큰 맘 먹고 폴라텍 자켓을 장만해서 마르고 닳도록 입었던 기억이 납니다.

아래 사진은 대전 근교의 계족산에서 찍은 것입니다.

애들이 어렸을 적에는 산에 많이 데리고 다녔는데... 이제는 잘 안 가려고 합니다. 

 

 

위 사진은 대학원 시절 후배들과 삼악산에서 찍은 것입니다.

삼각대 가지고 다니면서 리모콘으로 단체사진 찍는 걸 좋아했던 시절입니다.

사진 속의 제 오른손을 자세히 보시면 리모콘을 누르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아래 사진은 방위병 시절 포상 휴가 나와서 속리산 문장대에 올라 찍은 것입니다.

머리 짧은 것을 가리기 위해서 중절모 스타일의 모자를 눌러 썼답니다.

 


아주 추운 겨울날 새벽에 서대산 정상에서 찍은 것입니다.

칠부 바지에 스타킹, 그리고 장갑은 생각나는데 머리에 쓴 것이 무엇인지는 생각이 안 나네요.


서대산에서 상고대를 배경으로 찍은 것입니다.

서대산은 충남에서 제일 높은 산입니다.

 


남방에 조끼를 즐겨 입었던 시절의 사진입니다.

위는 운길산인 것 같고, 아래는 설악의 공룡능선입니다.

설악 사진의 날짜는 잘 못 된 것입니다. 아마도 1998년 가을일 것입니다.

 


방위병으로 근무하던 시절 지금의 아내가 놀러와서 월출산에 갔던 때의 사진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데이트를 주로 산에서 했던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2001년 학회에 참가할 때의 사진입니다.

학회가 오전에 끝난 날 케이블카를 두 번 갈아타고 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양복 입고 산에 오르는 것이 좀 뻘쭘했지만...

뒤로 보이는 알프스 영봉들에 넋을 잃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제가 가 본 세계의 여러 도시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도시가 바로 인스부르크였습니다.

시내도 예쁘고, 근교의 초원도 아름답고...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알프스 영봉들...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출퇴근 하던 사람들... 꼭 동화 속의 나라 같았습니다.

도시가 너무 좋아서 학회 참가하던 일주일이 꿈만 같이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읽고 있는 책 <8000미터 위와 아래>의 저자 헤르만 불의 고향이기도 하답니다.

다시 한 번 꼭 가고 싶은 곳입니다.

 

사진으로 그리움을 되새겨 보는 것도 행복한 일입니다.

오래된 사진이라면 더욱 재미있겠지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더욱 오래된 사진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