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영화 <밀양>을 보고

빌레이 2009. 5. 26. 17:23

전도연이란 여배우를 좋아한다.

인기 여배우이니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을게다. 좋아하는 이유도 다양할 것이고.

내가 전도연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영화마다 발전된 연기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일신우일신이란 말들은 많이 하지만 이를 실제 모습에서 보여주는 이는 드물다.

 

오랜만에 아내가 먼저 보고싶다는 영화라고 해서 조조할인으로 밀양을 보았다.

아내는 내가 좋아하지 않을 영화라며 혼자 보겠다고 했다.

그런데 주연배우가 전도연과 송강호이니 괜찮을거라며 나도 같이 가자고 하여 함께 관람한 것이다. 

평소 가족과 함께 자주가는 아리랑시네센터에 둘이서 갔다.

건물이 운치있고 나운규의 숨결이 느껴지는 아리랑시네센터라는 공간을 난 좋아한다.

 

영화 밀양은 이창동씨가 극본을 쓰고 감독을 한 작품이다.

원작은 이청준씨의 소설이라고 하는데 내가 읽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기실 난 이창동 감독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밀양의 분위기도 그렇게 썩 맘에 드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도연과 송강호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

 

이창동 감독 영화 중에서 문소리와 설경구 주연의 '오아시스'란 영화가 있다.

이 영화와 밀양이란 영화가 전체적인 면에서 많이 흡사하다.

이창동 감독의 새로워진 모습, 발전된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문소리가 연기상을 받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전도연에 비해서 임팩트를 주지 못한 것 같다.

오아시스를 보고나서는 지루해서 죽는줄 알았다.

반대로 밀양을 볼때는 시간이 언제 흐르는지 모를 정도로 집중할 수 있었다.

 

아주 아주 자연스럽고 능청맞은 연기력을 보여준 송강호가 영화의 베이스라면,

전도연의 연기는 화려한 소프라노이다.

두 배우의 연기는 한 편의 잘된 연극을 본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사람마다 영화 보는 눈이 다르겠지만 두 배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강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