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이자 3월의 첫날인 오늘은 새벽부터 아침까지 봄비가 내렸다. 이미 약속된 등반을 위해 장비를 챙겨서 파주의 거인암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 중간에도 이슬비는 간간히 흩뿌렸다. 이런 날씨에 암벽등반은 무리일 듯하여 거인암장 도착 전에 위치한 신암저수지에 주차하고 감악산 숲길을 걷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3개월 전인 작년 12월 초에 20km가 넘는 거리의 감악산 둘레길 순환코스를 완보하면서 봐 두었던 트레일이 바로 감악산 숲길이다. 숲길 안내도를 보고 신암저수지, 원당저수지, 봉암저수지를 모두 둘러볼 수 있는 라운드 코스를 택했다. 자욱한 아침안개 속에서 신암저수지를 출발하여 선일재를 넘어 원당저수지 윗마을인 폭포동을 거쳐 봉암저수지와 맞닿아 있는 초록지기마을에 도착했다. 길이 헷갈릴 수 있는 갈림길마다 어김없이 나타난 이정표는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해 주었다. 봉암저수지 주변에 조성된 조소앙 선생 기념공원과 천연기념물인 수령 850여 년의 황방리 느티나무를 구경하고 잘 조성된 황뱅이 수변 산책로까지 이어서 걸었다.
잣나무와 자작나무 숲이 인상적이었던 수변 산책로를 이리저리 걷다가 봉암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낙엽송 숲 한가운데 자리한 전망 좋은 벤치에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간식을 먹으니 도심 속의 고급 카페가 부럽지 않았다. 돌아오는 길은 구름재 쉼터 이정표를 보면서 방향을 잡았다. 원당저수지 둑방길을 건너 구름재에 이르는 오르막 구간은 조금 지쳤던 탓인지 힘겨웠다. 감악산 숲길 안내도에는 전체구간 거리가 9.6km로 표기되어 있으나 봉암저수지 주변의 산책로를 배회하느라 2~3km는 더 걸은 듯하다. 하루종일 흐린 날씨에 마실길 산책하듯 천천히 여유롭게 걸었더니 4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었다. 산행을 마치고 차로 조소앙 선생 기념관으로 이동하여 황방리 느티나무 아래에서 늦은 점심을 먹을 때에야 비로소 구름 사이로 간간히 햇님이 얼굴을 비추기 시작했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오고 올해 들어 처음으로 버들강아지도 보았으니 봄은 멀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새싹이 돋아나고 꽃들이 만발하여 시각적으로도 즐거운 따뜻한 봄이 어서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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