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함박눈 속의 둘레길 - 2022년 3월 19일(토)

빌레이 2022. 3. 19. 19:19

새벽부터 함박눈이 내렸다. 아침에 집밖으로 나와 북한산둘레길을 걸었다. 주변이 온통 하얀 나라로 변해 있었다. 형형색색의 봄꽃이 피어야 할 때인데, 벚꽃보다 더 화려한 눈꽃이 피었다. 낮부터 눈은 서서히 진눈깨비와 비로 변해갔다. 눈비를 맞으며 걷다가 올봄 들어 처음으로 진달래꽃을 만났다. 겨울은 봄에게 시절을 양보하기 싫어 때늦은 함박눈을 뿌려대는 것으로 심술을 부렸던 모양이지만, 어김없이 반복되는 계절의 변화를 완벽히 막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눈 속에 외로이 피어난 진달래꽃은 봄이 우리 곁에 와 있음을 알려주는 전령 같았다. 오후 늦은 시간 귀가길의 아파트 화단에서는 노오란 산수유꽃이 반겨주었다. 봄은 이렇게 미처 깨닫지 못한 사이에 불현듯 찾아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