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출장 중이다. 2박 3일 일정으로 어제 아침에 도착하여 내일 저녁 시간에 떠난다. 지난 겨울 코로나 사태로 대구경북 지역이 극심한 몸살을 앓기 직전에 허선생님과 함께 팔공산 산길을 3일 동안 걸었던 이후로 첫 대구 방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대구는 안정을 되찾은 분위기다. 이번 출장지인 호텔은 금호강변의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첫날인 어제는 장맛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밤 시간에 허선생님 부부가 찾아주셔서 호텔 주변을 함께 산책하면서 쌓인 회포를 풀 수 있었다. 금호강변을 따라서 이어진 망우당 공원과 동촌유원지를 거쳐서 돌아오는 코스로 천천히 거닐면서 그동안 밀린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즐거웠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알프스로 떠나곤 했던 허선생님은 근 20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여름을 보낸다고 한다. 나도 해외출장이 없는 이번 여름방학이 낯설던 차에 대구에서 해외출장을 온 것과 비슷한 기분이 느껴졌다. 오늘 아침 산책길에 다시 둘러본 망우당 공원에서는 의병장 곽재우 장군의 동상이 인상적이었다. 무궁화꽃 위로 말을 타고 달리는 홍의장군의 늠름한 모습을 보면서 저절로 애국심이 고취되는 듯했다. 저녁식사 직후의 산책 중에는 호텔에서 지척인 영남제일관과 고모령 주변을 둘러보았다. 고모령에 세워져 있는 가수 현인의 노래 '비내리는 고모령'의 노래비를 빗속에서 구경하며 잠시나마 홀로 감상에 젖던 시간이 뜻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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