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화창한 날씨 덕에 밝은 햇살을 조명 삼고, 푸른 하늘을 배경 삼은 북한산의 단풍이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도선사주차장에서 백운대로 향하는 등산로를 올라가다가 한숨 돌리게 되는 하루재에서부터 단풍은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 인수봉 주변의 단풍은 특별히 아름다웠다. 하지만 단풍으로 물든 가을산의 화려함 이면에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산악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 바로 가을철인 것이다. 일교차가 커서 겨울 산행에 준하는 등산복과 장비를 준비해야 함은 물론, 넘치는 자신감으로 자신의 등반 능력을 과신하지 말아야 한다. 나 자신부터 마음 속에 항상 새겨둘 일이다. 갑자기 허리 통증이 심해져서 악우들을 남겨두고 등반 중간에 나 홀로 먼저 산을 내려오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천천히 하산하는 동안 햇빛을 한껏 머금은 단풍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평소처럼 등반을 마치고 오후 늦게 하산했더라면 만날 수 없었을 풍경이라 생각하니 이 또한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든 것이 안 좋아 보이는 환경 속에서도 긍정적인 면을 발견하면서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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