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양치는 언덕, 워낭소리, 선종

빌레이 2009. 5. 28. 16:59

<양치는 언덕>은 미우라 아야꼬의 소설 제목이다.

<워낭소리>는 요즘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독립영화 제목이다.

그리고 "선종"은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을 부르는 말이다.

요즘 업무 시간 외에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들이다.

 

미우라 아야꼬의 소설은 우연히 읽게된 고전 소설이다.

한 때는 나도 미우라 아야꼬의 소설을 많이 읽었었다.

일본인 작가이지만 전혀 일본인 같지 않게 느껴졌던 것은 그녀의 다분히 기독교적인 색채 때문이다.

<양치는 언덕>은 젊은날의 애절한 사랑이야기에 취하고 싶은 아련한 향수를 느끼게 해줬다.

 

영화 <워낭소리>를 가족과 함께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보았다. 이 공간을 나는 특별히 좋아한다.

영화는 나와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동문인 이충렬 감독의 것이라서 더욱 애정이 갔다.

사실적인 소재와 영어 제목인 "old partner"를 아주 정감어린 화면으로 보여준 수작이다.

일단 영화가 지루하지 않고 재미가 있다. 누구보다 할머니의 모습은 많은 웃음을 자아낸다.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을 카톨릭에서는 "선종"이라 부른다. 선한 종말이란 의미일게다.

언젠가 나는 김수환 추기경 같은 분이 진정한 우리나라의 지도자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김추기경님은 항상 약한 자의 편이셨고, 무엇보다 순수함과 진실함으로 무장되어 있다는 점을 높이 샀었다.

양지바른 곳에 있는 집을 보실 때면 신부가 되지 않고 평범한 가장으로 살고 싶었다는 그 분의 마음을 존경했었다.

정말로 마음 착한 그 분의 삶을 돌이켜 볼 때, 선종이란 말은 그를 위해 만들어진 단어 같이 생각된다.

 

<양치는 언덕>, <워낭소리>, <선종>에서 내가 공히 느끼는 것은 착하고 순수한 것의 힘이다.

세월이 지나도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이 있다면 그 것이 바로 소중한 것이고 진실된 것이다.

허위와 가식, 가짜의 특성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의 삶에서 소중한 것은 세상에 던져진 나를 둘러싼 사랑스런 존재들인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