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전 설악산에서 등반을 같이 했던 다섯 명이 다시 뭉친다. 경화 부부는 새벽에 분당에서 출발하여 도선사 입구까지 정신이, 나, 은경이를 차례로 픽업해준다. 오랜 만의 슬랩 등반에 은경이가 선등을 나선다. 등산학교 졸업등반 이후 처음인 인수A길이 낯설다. 그 당시보다 오히려 어렵게 느껴지는 구간들이 많다. 요즘 홀드 좋은 릿지 등반을 많이한 까닭인 듯하다. 슬랩 등반에서 암벽화가 살짝 미끌리는 느낌은 그다지 좋지 않다. 몸 상태가 가볍지 않은 탓도 있지만 등반 실력이 거꾸로 가는 듯한 느낌이다.
동면 슬랩에서 출발하여 세 피치를 올라 오아시스에 도착한 이후부터는 시원함이 느껴진다. 침니를 따라 영자크랙까지 오르는 구간이 인수A길만의 특징을 잘 간직하고 있다. 침니를 넘어서서 트래버스 해야하는 구간과 짧은 오버행 구간들이 산재한다. 주말인데도 거의 등반하는 사람들이 없는 가운데 차분하고 즐거운 등반을 즐긴다. 인수봉 정상의 시원한 바위 그늘에서 한참을 머물다 내려온다. 새로 구입한 텐돈 자일을 사용해본 소감도 만족스럽다.
1. 하강 포인트에서 자일 던지는 순간을 정신이가 망원렌즈로 포착했다.
2. 동면 대슬랩에서 우측의 오아시스를 향해 오른다.
3. 내 뒤로 경화의 부군이신 오선생이 침니 구간을 넘어서고 있다.
4. 트래버스 구간을 지나 덧장바위 슬랩을 올라서고 있다.
5. 인수봉 정상에 도착하니 하늘소 한 마리가 반겨준다.
6. 인수봉 정상 앞의 바위들은 누군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울타리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7. 바위 그늘에 누워 발바닥을 식히는 재미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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