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전까지 좀 바쁘게 보냈습니다. 열심히 살지 못하고 바쁘게...
빼곡히 들어찬 강의와 이를 위한 준비, 프로젝트 제안서 한 건을 밤 늦게까지 작성해야 했고,
행정적인 일이 하나 꼬여서 심적으로 저를 피곤하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금요일 오전까지는 모든 일들을 원만히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체력적으로도 좀 힘들더군요. 산에 가고 싶었습니다.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산에 가려고 하니 희뿌연 황사가 제 마음을 흔들었습니다.
내일 산에 갈텐데 또 산에 가려 하느냐고 말하는 아내의 간섭도 일조를 했습니다.
기실 산에 다닌 후로 가족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건 사실입니다.
늘 아내와 애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었지요.
그래서 산에 가는 걸 포기하고 아내와 드라이브를 나갔습니다.
아내에게 퇴촌 밀면 맛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강물을 보고 싶은 마음에 양평으로 향했습니다.
양수리에서 남한강 물줄기를 타고 가다가 양평 시내 초입에서 양근대교를 건넜습니다.
반대편에서 물줄기를 따라 가기 위해서는 퇴촌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합니다.
가는 길에 <바탕골 예술관>이 있습니다.
여러 번 지나치기만 했던 곳을 아내와 가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연애할 시절에 장흥의 토탈미술관에 갔었던 때가 연상되더군요.
그때는 구파발에서 버스 갈아타고 갔었습니다.
토탈미술관에서 차를 마시면 머그컵을 함께 주던 기억이 납니다.
양평의 바탕골 예술관도 토탈미술관과 비슷한 분위기를 갖췄습니다.
미술품 전시관, 도자기 공방, 공연장, 카페 등이 있었고,
야외에는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오면 갖가지 체험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더군요.
평일이라서 그런지 내방객이 거의 없었습니다.
호젓하게 미술품을 감상하고, 조각품들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마음이 좀 차분해졌습니다.
오랜만에 아내와 단 둘이서 데이트하는 기분도 괜찮았습니다.
그림과 조각에 대한 느낌을 속삭이는 가운데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을 편하게 둘러보았습니다.
다음에 시간 되면 애들 데리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예술관을 나섰습니다.
바탕골 예술관에서 퇴촌쪽으로 향하는 곧은 길을 외면하고
강변의 구불구불한 길을 선택했습니다.
양수리 두물머리 맞은편에 위치한 길입니다.
다른 어떤 길보다 물을 가까이 느낄 수 있어서 저는 이 길을 좋아합니다.
분원리를 지나서 퇴촌에 접어드는 들머리에 퇴촌밀면집이 있습니다.
퇴촌밀면집에서 아내와 둘이서 온면을 사먹었습니다.
맛있는 그 맛은 변함이 없습니다. 변치 않는다는 것의 소중함을 이 음식점은 잘 보여줍니다.
금요일 오후 서너 시간을 아내와 둘이서 드라이브 한 기분이 좋았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미술관에 가서 서로의 느낌을 속삭여 보세요.
그 사랑이 한결 깊어질 것입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대한 상인의 비밀 (0) | 2009.05.26 |
---|---|
배려 (0) | 2009.05.26 |
우리는 왜 모두 바쁠까? (0) | 2009.05.26 |
우리 생애 최고의 세계 기차 여행 (0) | 2009.05.26 |
목적+열정+실천 = 마음의 평화 (0) | 2009.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