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우리 생애 최고의 세계 기차 여행

빌레이 2009. 5. 26. 17:05

나는 여행 관련 책자를 좋아한다.

여행 정보도 얻고 가고 싶은 곳에 대한 꿈을 키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가끔 보고 있는 책이 <우리 생애 최고의 세계 기차 여행>이다.

여행 사진가 4명이 작성한 글과 사진으로 구성된 책이다.

사진이 여간 시원한 게 아니다. 책 내용도 알차고 느낌도 좋다.

우선 그림책을 펼쳐보듯 처음부터 끝까지 책장을 넘기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맑아진다.

먼저 끌리는 곳을 골라서 읽는 재미도 좋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워서 여행 사진가가 되는 것도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예전부터 하고 싶은 일 목록에 들어 있는 것이긴 하다.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실속 없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스케치를 열심히 한 적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수학자의 초상화를 보고 연필로 스케치해서 친구들에게 선물한 때도 있었다.

그때 가장 많이 그렸던 수학자가 바로 가우스였다.

별로 잘 그리지도 못한 가우스의 초상화가 지금도 시골집에 제법 큰 액자에 담겨져 있다.

고향집에 갈 때마다 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데, 올라올 때는 그 생각을 잊어버린다.

부모님께서는 내가 그린 것이라서 쉽게 버리지 못하시는 듯 하다.

 

무엇을 하고 싶다는 간절함은 책을 읽고 감동이 컸을 때 오는 경우가 많다.

몇 년 전에는 어떤 책을 읽고 조각이 몹시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생각만으로 그쳤었다.

이것 저것 많은 것이 하고 싶다가도 정작 생각만으로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요즘은 하나를 제대로 하는 것이 멋있게 보인다.

다재다능이란 말은 공허하다. 

 

예전엔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참 여러 가지를 열거했었다.

문학 서적 읽기, 탁구, 테니스, 야구, 여행하기, 등산 등등... 지금 생각하면 좀 난잡해 보인다.

최근에 나의 취미는 등산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 몸도 마음도 간결해진 느낌이다.

무엇이든 단순한 것이 아름다운 법이다. 그리고 이는 복잡함 속에서 빛을 발한다.

산에 오를 때 행복하고 마냥 좋다. 내 몸에 산이 딱 맞는 느낌이다.

 

파사 형의 글을 읽고 바쁘게 산다는 것과 열심히 산다는 것의 차이를 생각해 보았다.

어제 밤까지 빡빡한 일정에 맞추느라 바쁘게 지냈다. 이건 분명 열심히 산 것이 아니다.

평소에 열심히 살았더라면 충분히 쫒기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항상 성실히 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그 어려운 일을 감당해낸 사람에게 하나님은 여유라는 선물을 주신다.

 

새벽부터 할 일들이 가득했던 어제까지의 바쁜 일이 지나고 찾아온 잠깐 동안의 여유...

갑자기 오늘 새벽엔 할 일이 없어져 버린 공허함...

그래서 이렇게 횡설 수설 두서 없이 써보는 낙서... 낙서... 낙서...

성실하게 산 사람은 여유를 제대로 즐길줄 아는 성실함도 갖췄을 것이다.

열심히 삶을 살아냈다는 자부심을 가졌을 그 때,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아프리카 초원을 달리는 블루트레인에 몸을 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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