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강북문화예술회관 - 2023년 12월 7일(목)

빌레이 2023. 12. 9. 09:29

어제까지 이번 학기 맡은 강의를 모두 끝냈다. 다음 주에 기말고사를 치르고 성적처리를 마치면 이번 학기 학사 일정도 얼추 마무리 될 것이다. 11월부터 시작된 감기 기운이 아직까지도 끝날 줄 모르고, 응급실까지 다녀와야 했던 지독한 독감까지 경험했던 터라 종강을 하고 난 후의 홀가분함은 여느 학기와는 사뭇 달랐다. 강의가 없는 오늘은 하루 쉬어 가기로 하고 모처럼 찾아온 평일의 한가함을 즐기기 위해 아내와 함께 집에서 이어지는 북한산둘레길을 걸었다. 점심 때가 되어 둘레길을 벗어나 빗물마을을 산책하고 국립재활원 앞의 단골 식당에서 구수한 청국장을 사먹었다.

 

특별히 할 일도 없으니 식후에도 걷기를 계속하여 수유동 일대를 어슬렁 거리는 동안 가오리역 인근의 강북문화예술회관을 둘러 보았다. 건물 밖에서 슬쩍 보기만 했을 뿐 내부에 들어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마침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아동문학가인 윤극영, 강소천 선생 관련 전시물을 구경할 수 있어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반달>, <따오기>로 유명한 윤극영 선생과 <그리운 언덕>, <나무야>로 잘 알려진 강소천 선생의 작품들을 구경하는 동안 아련히 떠오르는 부정확한 멜로디를 강제로 소환시키면서 동요를 흥얼거렸다. 초등학교 문예반 시절에 내가 특히나 좋아했던 강소천 선생의 아동소설을 탐독하던 순간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