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거라는 날씨가 변수였으나 오랜만에 운악산의 신선대 암장을 가보고 싶었다. 아침 7시에 서울을 출발해서 1시간 여 만에 운악산광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무지치폭포를 향해 오르는 산길 옆의 비탈진 언덕에 피어난 노오란 망태버섯을 보았다. 좀처럼 보기 힘든 특이한 모양의 망태버섯을 간만에 대하니 친구를 다시 만난 듯 기분이 밝아졌다. 주차장에서부터 약수터가 있는 용담암 암장을 지나 신선대 암장까지 어프로치 하는 데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십 수년은 지났을 신선대 암장에서의 기억은 희미하기만 한데,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베이스캠프를 차린 곳에서 곧바로 오를 수 있는 쉬운 슬랩에서 몸풀기 등반을 하고 내려왔는데 주변의 돌틈 사이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커다란 뱀을 보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독사는 아닐 것으로 보이는 뱀은 다시 돌틈 사이로 들어갔으나 빌레이를 보고 있는 중간에도 가끔씩 고개를 내밀곤 했다. 찜찜함을 거두지 못한 채 두 코스를 더 등반했으나 때마침 쏟아진 비 때문에 약수터 옆의 정자로 철수해야 했다. 비를 완벽히 피할 수 있었던 정자 안에서 소나기가 그치기를 기다려 용담암 암장의 오버행 루트에 붙어보고 싶었으나, 오후 3시가 되어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빗줄기가 약해진 틈을 타서 천천히 하산했다. 청명한 가을날에 다시 한 번 운악산의 암장에 오면 좋겠다는 바램을 마음 속에 간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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