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국내등반여행

[남도 등반여행 2 : 순천만 습지와 몬타렉스] - 2022년 2월 19일(토)

빌레이 2022. 2. 21. 13:18

구례 화엄사 아래의 숙소에서 순천만 습지까지는 자동차로 40분 정도가 걸렸다. 십오륙 년 전에 와 보고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 순천만 습지는 유명세에 걸맞게 그동안 많은 시설들이 새롭게 들어서고 잘 정비되어 있었다. 다소 황량할 수 있는 겨울날 아침의 드넓은 벌판이었지만 철새들을 구경하면서 2시간 남짓 습지 공원을 산책하는 순간이 한없이 즐거웠다. 폐부 깊숙히 맑은 공기를 충분히 들이 마실 수 있어서 그랬는지 새벽부터 밤까지 강행군을 했던 탓에 쌓일 수 밖에 없었던 어제의 피로가 모두 사라진 기분이었다. 

 

준비해 간 간편식으로 점심식사를 대신하고 오후 시간은 순천만 습지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자리한 몬타렉스 실내스포츠클라이밍센터에서 보냈다. 규모면에서 아시아 최고라는 몬타렉스는 실내암장이라 느껴지지 않을 만큼 정말 거대했다. 리드벽의 높이는 18미터에 달하고 볼더링벽도 매우 다양했다. 클라이밍 수준에 관계 없이 누구나 하루종일 놀 수 있는 루트들이 즐비했다. 처음엔 그저 두세 시간 동안 맛만 본다는 생각으로 입장했으나, 리드벽과 볼더링벽 모두 너무 재미 있어서 다섯 시간 넘게 놀다가 문 닫는 시간이 가까워서야 아쉬움 속에 운동을 끝내야 했다. 간간히 눈발이 날리고 겨울바람이 차가워서 자연암벽에 붙기 힘든 오늘 같은 날씨에도 클라이밍을 즐길 수 있게 해 준 몬타렉스의 존재가 새삼 고마웠다. 이제부터는 남도 여행길에 올랐을 때, 순천만에 클라이머들의 낙원인 몬타렉스가 있다는 사실을 놓칠 수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