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북한산둘레길과 우이천변길 - 2021년 12월 18일(토)

빌레이 2021. 12. 19. 10:32

맑은 하늘에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진 강추위로 아침을 시작한다. 국민들의 일상생활까지 통제하고 싶어하는 관공서는 오후엔 대설주의보까지 내릴 것이니 외출을 자제하라는 명령성 안전안내문자를 중복해서 발송한다. 판단은 개인의 몫이니 가볍게 무시하기로 한다. 망설일 것 없이 동계 산행 채비를 철저히 갖추어 집밖으로 나온다. 북한산둘레길을 따르다가 칼바위능선길로 오른다. 손발이 시릴 정도로 추운 겨울날이지만 청명한 하늘아래 양지바른 테라스에서 마시는 뜨거운 커피 한 잔으로 온몸에 온기가 퍼진다. 이 순간 이 보다 더 값진 것을 상상할 수는 없다. 햇볕바라기와 커피의 온기로 따스해진 몸에 추위는 어느새 아득히 물러난다.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 순간 칼바위 정상 아래에서 처음 걸어보는 능선길로 하산한다. 4·19민주묘지역 인근의 식당에서 설렁탕 한그릇을 먹고 나오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모처럼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걷고 싶어진다. 철새들이 노니는 우이천변을 따라 북서울꿈의숲 공원까지 걷는다. 공원 안은 주위를 분간하기 힘들 정도로 온통 하얀 설국으로 변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