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연구실 내에서 강의녹화와 업무 처리에 몰두하고 보니 허리가 뻐근해져 온다. '척추전방전위증'으로 인한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고 통원 치료 중인 현재의 허리 상태를 생각해서 오후엔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나가보기로 작정한다. 점심시간에 캠퍼스 주변을 걷던 루틴에서 벗어나 가을 풍경이 좋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남산에 오를 생각을 한다. 전철을 타고 버티고개역에서 내려 서울숲에서 남산길로 이어지는 도보길 루트를 따라서 걷는다. 버티고개에 있는 생태이동통로를 통해서 탈출했던 기억이 나는 오솔길이다. 이번엔 그 길을 이어서 남산 방향으로 향한다. 동대문(흥인지문)에서 광희문을 거쳐 이어진 서울성곽길을 따라서 남산(목멱산) 정상까지 오르는 길이 새롭고도 재미있다. 서울 한복판에서 가을 풍광을 오롯히 느낄 수 있는 남산이 있다는 게 감사하고도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곳저곳을 구경한다. 그동안 가보지 않았던 남산 속의 도보길을 따라서 걷다가 장충단 공원으로 하산한다. 가까이 있어도 멀리서 바라보기만 하고 거의 갈 일이 없었던 남산에서 실로 오랜만에 가을날 오후의 여유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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