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 동안 자전거를 타고 밖에 나가본 기억일랑 없다. 그간 등산과 클라이밍으로 짜여진 나의 아웃도어 활동 시간에 자전거 타기가 끼어들 틈은 거의 없었던 것이다. 아파트 베란다에 방치되어 먼지가 내려앉은 자전거를 손보는 것도 귀찮아졌다. 이러면 안될 듯하여 개강 준비가 얼추 마무리 된 금요일 오후에 라이딩을 즐겨 보기로 작정한다. 내심 방학이 끝나기 전에 하고 싶던 일 한 가지를 끝내고 싶다는 바램도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접이식 자전거를 청소하고 안전등의 배터리를 교환해준다. 두 바퀴의 타이어에 바람을 빵빵하게 넣고 브레이크와 기어변속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나니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다.
기왕이면 한적한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리고 싶어서 접이식 자전거를 자동차 트렁크에 넣고 팔당으로 향한다. 중앙선 폐철로를 자전거길로 다시 조성해 놓은 코스를 달려보기 위함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 인근인 능내역주차장부터 자전거를 달린다. 자전거길 주변의 가로수가 자라서 어느새 울창해졌다. 천천히 여유롭게 달리다가 풍경 좋은 쉼터가 나타나면 멈춰서서 편하게 쉬는 시간을 갖는다. 터널을 지나는 동안은 커다란 냉장고 속을 통과하는 듯한 서늘함이 느껴진다. 와인 저장고를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듯한 터널 속의 시원함이다. 캠핑 도구를 챙긴 짐꾸러미를 장착하거나 트레일러를 끌고 가는 자전거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예전엔 보지 못 했던 광경이다. 흐린 하늘이 라이딩 하기엔 오히려 좋은 환경을 제공했지만 몰려오는 먹구름 때문에 멀리 가지는 못한다. 국수역 부근에서 돌아선다. 기어변속을 위한 케이블이 터지는 가벼운 고장은 있었지만 자전거도 오랜만의 운행을 잘 버텨주었다. 세 시간여의 짧은 라이딩이지만 기분전환엔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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