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

버른 국립공원(Burren National Park)

빌레이 2018. 7. 28. 20:19

버른 국립공원은 아일랜드 서쪽 해안에 있는 유명 관광지인 모허절벽의 동쪽에 자리한 광활하고 척박해 보이는 지역이다. 모허절벽을 다녀오는 투어버스에 탑승하면 자연스레 들르게 되는 곳이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저지대와 골짜기를 제외한 곳은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석회암 지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매우 이국적인 풍경을 만났던 까닭인지 아일랜드의 여러 이미지 중에서 특별히 나의 뇌리에 각인된 곳 중의 하나이다. 나무가 없는 산은 황량하다기 보다는 거칠 것 없는 시야를 확보해 주어서 시원함을 더해주었다. 도로 바로 옆의 암벽에서 가족단위로 클라이밍을 즐기는 이들의 멋진 모습까지 눈에 띄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곳이기도 하다.  


아주 먼 옛날엔 버른 국립공원이 바닷속에 있었을 것이란 사실을 쉽사리 예상할 수 있었다. 댐 건설이 한창이던 시절에 보았던 수몰지역의 이미지가 오버랩 된 것도 이런 연유인 듯했다. 생명이 없을 듯한 돌틈 사이에는 수많은 종류의 허브와 꽃들이 자란다고 한다. 보이는 것과는 달리 비옥한 바위여서 실제로 아일랜드에서 자라는 식물 종의 70% 이상이 이곳에 있다고 한다. 구불구불한 좁은 도로를 달리는 차창 밖으로 둘러본 버른 국립공원의 모습은 한참을 보아도 질리지 않을만큼 다채로운 모습이었다. 아일랜드 태생의 소설가인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 속에 나오는 거인들이 공깃돌 놀이를 했음직한 바위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모습도 이채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