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

아일랜드의 길거리에서 만난 예술 작품들

빌레이 2018. 7. 26. 09:55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아닌 길거리에서도 아름다운 예술품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아일랜드도 예외는 아니어서 거리를 배회하던 중 눈에 들어오는 예술품들이 많았다. 로마에서 본 조각품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고풍스런 석조건물을 장식하고 있는 조각상들의 아름다움은 더블린 시내 곳곳에서도 포착되었다. 수도인 더블린에는 영국의 오랜 식민통치에서 벗어난 아일랜드 공화국의 정체성을 담아낸 동상과 조각품들이 많았다.


감자 대기근 시대에 겪었을 민중의 처절한 아픔을 표현한 리피 강변의 청동 조각품 <기근>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비웃는 듯한 표정이 압권인 오스카 와일드 동상과 지팡이를 짚고 있는 제임스 조이스의 동상도 걸작이다. 트리니티 대학은 곳곳에 예술작품들이 숨어 있는 야외 미술관 같다. 도서관 건물의 창틀을 장식한 여러 식물 문양의 대리석 조각들은 생동감이 느껴지는 수작으로 내 눈을 특별히 사로잡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와인병꽂이용 나무 조각 기념품, 아이리쉬펍 창문을 장식하고 있는 단아한 그림의 스테인드그라스, 어느 가정집 대문을 두드리는 도마뱀 모양의 장치 등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노력하는 이들의 열정이 담긴 진정한 예술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