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기 58

청송 주산지

내연산 선일대 릿지와 죽장면 학담암장에서의 1박 2일 등반을 마치고 포항을 떠나 서울로 돌아가는 길 중간에 청송의 주산지를 구경하기로 했다. 모 등산학교에서 등반교육을 진행하는 바람에 우리팀은 학담암에서 맘 편히 등반을 즐길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일찍 철수하여 생긴 여유 시간에 주산지에 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아주 오래 전에 주왕산 계곡은 와본 기억이 있지만 주산지는 이번이 처음이다. 왕버들 나무가 물속에 잠겨 있는 이색적인 풍광을 직접 두 눈에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국내여행기 2023.06.09

상계동 나들이 철쭉동산 - 2023년 4월 27일(목)

오전 세 시간 강의를 마치고 나니 피로가 몰려들었다. 오후에 일찍 퇴근하여 집에서 쉬고 싶었으나, 아파트 같은 라인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때마침 소음이 심한 철거 공사 중인 듯했다. 공동주택에 살면서 겪어야 할 불편함 중의 하나이니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면서 외출 중인 아내에게 연락했다. 화창한 봄날 오후를 밖에서 산책하며 보내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인 것 같았다. 얼마 전 불암산둘레길을 걸으며 가 보았던 불암산철쭉제가 생각나 아내와 함께 둘러보기로 했다. 불암산 나비정원에 있는 축제장의 철쭉꽃은 거의 시들어서 예상보다 볼품이 없었다. 요사이 며칠 동안 계절이 거꾸로 가는 것처럼 쌀쌀해진 날씨 탓에 냉해를 입은 듯 보였다. 반면 서울둘레길을 따라서 2km 남짓 거리에 떨어져 있는 상계동의 ..

국내여행기 2023.04.28

용평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 2023년 2월 9일(목)

강원도 평창군의 용평리조트에서 2박 3일 동안 열린 학회에 참석하기 위한 출장길이었다. 5년 전인 2018년 2월에 열린 제23회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로 처음 방문한 용평리조트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코로나가 진정 국면이고 봄방학 기간 중의 활기 넘친 스키장이니 만큼 학회의 여가 시간에 스키를 즐기면 좋으련만 동료 교수, 대학원 학생들과 함께 리조트 주변을 산책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최근 큰 수술을 받은 김교수와 함께 관광 곤돌라를 타고 해발 1458미터 높이의 발왕산 정상에 다녀온 것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정상부에 걷기 좋은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는 천년주목숲길을 산책하면서 김교수와 나는 서로가 더욱 건강해지기를 기원했다.

국내여행기 2023.02.12

정월 대보름날의 통도사 - 2023년 2월 5일(일)

입춘인 어제는 천태산 알프스암장에서의 등반을 마치고 통도사 앞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처음으로 양산에 왔으니 통도사를 구경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숙박 장소를 정했던 것이다. 울산 문수산으로 이동하기 전 아침 시간에 통도사 경내를 구경했다. 합천 해인사, 순천 송광사와 함께 우리나라 3대 사찰로 꼽히는 통도사에 첫발을 들여 놓은 오늘은 정월 대보름날이다. 절에서는 중요한 행사가 있는 모양인지 불자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눈에 띄었다. 큰 절답게 통도사는 구경할만한 것이 많았고, 절집 안마당의 양지바른 곳에 피어난 홍매화를 볼 수 있는 행운이 있었다. 올해 들어 처음 맞이한 봄꽃인 셈이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무풍한송로도 인상적이었다.

국내여행기 2023.02.11

경주 출장 - 2022년 11월 17일~18일

지난 여름의 등반여행 때 울산에서 영덕으로 이동하던 중 도로 표지판에서 불국사를 발견하고 즉흥적으로 경주를 둘러보게 되었다. 그때는 이른 아침 토함산에 오른 후 석굴암과 불국사를 관광하고 곧바로 등반지인 영덕 블루로드 해벽으로 이동했었다. 학회 참석차 1박 2일 일정으로 경주에 머문 이번 출장길에서는 첨성대와 황리단길 인근을 둘러볼 수 있었다. 오래 전 학창시절의 수학여행 왔을 때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경주는 아니었다. 요즘 학생들도 충분히 좋아할 수 있는 관광지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는 듯 보였다. 석양 무렵에 첨성대와 월성을 산책하고, 황리단길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으로 먹었던 맛깔난 이태리 음식 맛과 불국사 아래의 숙소 근처에 근사하게 지어진 한옥 카페에서의 티타임이 특별히 기억에 남다.

국내여행기 2022.11.21

제주도 출장 - 2022년 7월 19일(화) ~ 22일(금)

코로나가 한창 극성을 부리고 있던 시절엔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출장을 최대한 자제했었다. 이제는 국내 여행에 대한 제약이 어느 정도 완화 되었다는 판단 하에 제주도로 3박 4일 일정의 출장을 다녀왔다. 학회에 참석하던 경우와 달리 업무 상 의무적으로 필요한 교육을 이수해야 하는 이번 출장길은 참석할 때부터 수동적일 수 밖에 없었다. 무미건조한 시간들로 채워질 수 밖에 없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내는 게 조금은 힘들었다. 우연히 알게 된 다른 전공 교수님들과의 유쾌한 만남과 알쓸신잡 수준의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여유 시간을 주지 않는 교육 일정으로 좋은 휴양지인 제주도를 전혀 즐길 수 없었던 점이 답답했다. 점심과 저녁 시간 후에 호텔 주변을 잠깐 동안 산책하는 것 만으로 위..

국내여행기 2022.07.24

양평 봄나들이 - 2022년 4월 1일(금)

올봄의 봄꽃 개화시기는 예년보다 열흘 정도 늦다고 한다. 유난히 길었던 지난 겨울의 그림자를 훌훌 털어버리고 싶은 심정은 봄꽃을 바라는 조바심으로 변했다. 모처럼 평일에 시간을 낼 수 있는 4월의 첫 날에 아내와 둘이서 양평 산수유마을과 소나기마을로 봄나들이를 다녀왔다. 산수유마을은 남한강 가까이에 자리하고, 소나기마을의 시냇물은 북한강으로 흘러든다. 두물머리를 기점으로 팔당호에서 만나는 남한강과 북한강의 아름다운 풍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양평은 서울 근교에서 드라이브 코스로는 으뜸이다. 오똑한 봉우리가 인상적인 추읍산이 동네 뒷산인 개군면 내리마을 전체가 노오란 산수유꽃으로 물들어 있었다. "살구꽃 피는 마을은 어디나 고향 같다"란 싯구를 패러디 한 "산수유꽃 피는 동네는 어디나 고향 같다"라는 표현..

국내여행기 2022.04.03

여수 출장 - 2021년 11월 17일(수)~19일(금)

코로나 사태가 터진 이후로 근 2년 동안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 출장도 거의 다니지 못했다. 최근 위드코로나(with coronavirus) 정책으로 단계적 일상회복이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 여수에서 개최된 학회에 대학원생 세 명과 함께 참석했다. 2박 3일간 열린 학회는 온라인과 현장 참석을 병행할 수 있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아직은 예전 학회에서와 같은 활기찬 분위기를 느낄 순 없었으나 제한적으로나마 오프라인 상에서 연구자들이 교류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만족스러웠다. 눈앞에 펼쳐진 여수 앞바다를 호텔 룸 안에서 온전히 볼 수 있는 숙소의 위치가 정말 좋아서 머무는 동안이 즐거웠다. 바닷가에서 해가 떠오르고 지는 장엄한 일출과 일몰을 호텔에서 편하게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특별했다. 바다를 볼..

국내여행기 2021.11.21